"북한의 핵 야욕 커지거나, 지렛대 될 것"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사살로 이란과 갈등이 절정에 달하는 가운데 외신들은 이번 정세가 북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분석했다. 대부분의 외신은 북한 관련 정세가 악화될거라고 내다봤고, 뉴욕타임스는 오히려 이 상황이 '지렛대'가 될 거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은 핵 합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탈퇴해 핵 위협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합의는 UN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핵 무기 감축을 약속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먼저 탈퇴한 바 있다.
외신은 이란 위기가 고조된 이후 미국의 또다른 핵 위협인 북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 기사를 내놨다.
먼저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한 '이란과 교착 중인 트럼프 대통령, 북한 회피 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신형 전략무기'에 대한 언급을 했지만, 이란과의 갈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서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무시 당하지 않기 위해서 핵 프로그램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포린폴리시는 빅터 차 CSIS 연구소 고문을 인용해 "미국은 솔레이마니 암살로 북한 비핵화의 목표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면서도 "대화를 지속한다면 북한의 핵개발을 억지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의소리 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미국 이란 갈등이 북한에게 핵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전문가들이 이란이 더 이상 JCPOA 조치를 따르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벌어진 이란의 공격은 북한이 핵 및 미사일 기술을 완성하도록 고무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이란이 미국에 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에서 북한도 테러 행위가 꼭 미국의 보복을 불러오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할 경우 핵 프로그램을 완성하겠다는 북한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의 칼럼에서 이란과의 갈등 때문에 북한이 지렛대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꺼번에 두 가지 국제 안보위기를 감당하기 꺼린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핵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터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핵을 가진 지도자와는 회담을 하지만 핵이 없는 국가는 공격한다"는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