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김현미·박영선·유은혜 장관, '눈물의 불출마' 선언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9년이 지나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첫 번째 인사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저항에도 공수처법안이 통과되면서 추 장관의 검찰 개혁도 강도 높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청와대 참모진도 추 장관 임명장 수여에 어느 때보다도 열렬한 환영의 인사를 보냈다고 합니다. 추 장관을 향한 높은 기대감에서 우러나온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만큼 추 장관은 생각도, 고민도 많은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새해 시작과 함께 탈당 소식과 정계 복귀 그리고 불출마 선언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습니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의원 8명은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또, 지난해 지방선거 낙선 후 독일로 떠났다가 현재 미국에 머무는 안철수 전 의원이 정계 복귀를 알렸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당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도 줄을 이었습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새해 시작과 함께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추미애 신임 장관 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 靑, 추미애 법무장관 뜨거운 지지…秋 긴장?
-추 법무부 장관이 2일 0시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추 장관의 임명을 재가하고 임명장까지 수여했죠. 청와대 참모진들도 격하게 추 장관의 임명을 환영했다고 하죠?
-그렇습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추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이로써 조국 전 장관의 공백을 메우는 한편 검찰 개혁의 완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추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크게 논란거리가 없어 더 한시름 놓게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의 표정이 밝았습니다. 배석한 청와대 참모진들도 마찬가지였고요. 새해 들어 조 전 장관 사표가 수리된 지 80일 만에 법무부 수장 공백을 메웠으니,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모진들도 기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임명장 수여식에 배석한 청와대 참모진은 추 장관의 새 출발을 뜨겁게 지지하고 환영했다고 합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제 기억에는 다른 때와 다르게 박수가 굉장히 많이 나왔던 자리인 것 같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만큼 추 장관이 검찰 개혁을 완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가진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고 규정돼 있기에 그 취지에 따라서 검찰 개혁 작업을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윤석열 검찰총장과도 호흡을 잘 맞춰달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검찰 개혁 완수라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추 장관은 다소 생각이 복잡했던 것일까요. 공개된 모두발언을 보면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첫 문장은 짧게 끝나지만 이후 문절이 이어지면서 무려 434자가 한 문장인데요, 때문에 긴 호흡을 필요로 합니다.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닙니다. 추 장관이 어떠한 말을 전달하려는지도 보입니다. 아마도 추 장관이 여러 생각과 의욕이 들다 보니, 의도치 않게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통령께서 주신 그 말씀은 또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국민들이 바라는 바이고, 국민들이 명령을 하시는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명의가 수술 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서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가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게 명의이듯이 검찰이 어떤 수사권, 기소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인권은 뒷전으로 한 채 마구 찔러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해서 검찰이 신뢰를 얻는 것이 아니라 인권을 중시하면서도 정확하게 범죄를 진단해내고, 응징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검찰 본연의 역할이듯 그런 유능한 검찰조직으로 거듭나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또 대통령께서 주신 앞으로 지향해야 될 과제들, 공수처 설치를 통해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근절하고, 또 집중된 검찰 권력을 분산시켜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그런 기회를 국회가 만들어 주셨는데, 법령을 잘 뒷받침해서 그 국민의 바람이 한시바삐 우리 사회에 실현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3일 추 장관은 법무부에서 취임식을 했습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했나요?
-추 장관은 검찰 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검찰개혁의 소관 부처로서 역사적인 개혁 완수를 위해 각별한 자세와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추 장관은 "검찰 개혁은 그 어려움 만큼이나 외부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이제 검찰 안에서도 변화와 개혁을 향한 목소리가 나와야 할 것"이라며 "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선 검찰의 안과 밖에서 개혁을 향한 결단과 호응이 병행되는 줄탁동시(啐啄同時)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추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선 "법무 현장에서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시행령 정비는 물론 조직문화와 기존 관행까지 뿌리부터 바꿔내는 '개혁의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라며 추다르크 면모를 고스란히 보였습니다.
◆유승민 의원 등 끝내 탈당…"안철수, 약속했던 정신 동의하는지 묻고 싶다"
-정병국·유승민·이혜훈·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 의원 등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했습니다. 손학규 대표와 그렇게 싸우더니 결국 갈라섰군요.
-네, 이들 의원들은 3일 기자회견을 하고 "바른미래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지난 2년의 실패에 대해 그 누구도 탓하지 않겠다. 저희들이 많이 부족했다.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드린 점,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비록 저희들의 숫자는 아직도 적고 세력은 약하지만, 무너진 보수를 근본부터 재건하겠다. 무능과 독선, 부패와 불법으로 나라를 망치는 문재인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고 대체할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겠다"라며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사실 탈당은 기정사실이었고, 시기가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유 의원 등의 탈당 기자회견 전날(2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1년 4개월의 해외 생활을 접고 정계 복귀를 알렸습니다. 유 의원이 안 전 대표 관련 언급은 없었나요?
-유 의원은 기자들이 안 전 대표와 관련한 질문에 답을 했습니다. 유 의원은 "지난 2년동안 개혁적인 중도보수 하기 위해서 바미당 창당하는 국민 여러분께 실망 많이드렸다. 2년 전 1월 18일 저와 안 대표가 개혁적 보수 합리적 중도 힘 합쳐서 미래 위한 정치하자 이렇게 직접 국민들께 약속 드렸다. 약속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안 전 대표의 합류 여지를 남겼습니다. 사실 유 의원 등은 탈당 전부터 새로운보수당에 안 전 대표의 합류를 요청했었습니다.
-유 의원 입장에서는 안 전 대표에게 섭섭할 것 같은데요.
-네, 당연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도 일단 안 전 대표의 복귀를 환영했습니다. 유 의원은 "안 전 대표에 대해선 이같이 변혁할 때부터 뜻을 같이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답이 없었다. (그래도) 그분의 정치 복귀를 환영한다. 그분께서 다시 정치하신다니까 잘해주길 바란다. 다만 제가 다른 말씀 드릴 게 없고, 한가지 궁금한 건 2년 전 이 자리에서 약속했던 개혁보수 합리적 중도로 힘 합쳐 나라 위해 잘해보자는 그 정신에 대해 여전히 동의하는지 묻고 싶다"라고 했습니다. 유 의원이 이렇게까지 안 전 대표와 관련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지난해 10월~11월 사이 함께 하자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현재 유 의원과 안 전 대표의 만남은 계획에 없다고 합니다. 안 전 대표가 귀국 후 거취 표명을 어떻게 할지 주목됩니다.
-한편 손학규 대표를 겨냥한 듯 이들 사이에서 '만덕산 드립(?)'이 나오기도 했다고요?
-네, 최근 검찰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아들의 미국 학교 온라인 시험을 대신 봤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오픈북 테스트'라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대리시험 의혹을 '오픈북 테스트'라고 왜곡하면 어떡하느냐"고 거세게 비판했는데요, 새로운보수당 비전회의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지상욱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비전회의에서 "진보의 대변자라 해야 할 유 이사장이 궤변을 늘어놓아도 지나칠 정도로 도를 넘었다"라며 "(유 이사장의 주장은) 수능시험을 볼 때 학생들이 참고서를 들고 가 보고 해도 된다는 말과 똑같다. 퇴학 감이고 범죄행위로, 이것을 문제가 없다고 떠드는 유 이사장은 유통기한이 지난 것 같으니 이제 진보를 자처하지 말고 만덕산이나 들어가라"고 질타했습니다.
-만덕산은 손 대표가 정치 활동을 재개하기 전 ‘자연인’으로 있었던 곳이죠. 지 의원의 '만덕산' 언급에 장내엔 잠시 웃음이 터져 나왔는데요. 손 대표와 긴 시간 내홍을 했던 이들의 관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김현미·박영선·유은혜 장관, 눈물의 불출마 선언
-3일 김현미·박영선·유은혜 장관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죠. 분위기가 어땠나요?
-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세 장관은 이날 오전 당대표실에서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세 장관의 이미지를 보면 다들 아시겠지만, 강력한 여성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날 세 사람은 불출마 선언을 하며 모두 눈물을 보였습니다. 김 장관은 불출마와 관련한 발언을 하는 데 처음에는 입을 떼지도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만감이 교차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발언을 이어가던 김 장관은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유 장관 역시 울먹거렸습니다. 박 장관은 기자회견 당시에는 눈물을 보이지 않다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박 장관을 제외하고 김 장관과 유 장관은 출마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불출마를 결정한 이유가 뭔가요?
-네, 사실 박 장관을 제외한 두 장관은 총선 출마 의지가 상당히 강했습니다. 하지만 세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라며 출마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3년 차입니다. 정부가 반환점을 돌았기 때문에 마무리해야 하지 않나 말도 하는데 저는 지금 더 정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는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한 공수처법을 임기 3년 차에 통과시켰고, 초강도 부동산 대책도 총선 전 내놓은 것은 우리의 개혁은 멈출 수 없고, 전진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가는 것 그것이 저에게 정치인으로서 중요하게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정치인으로서 지역구 포기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라고 구체적인 불출마 이유를 밝혔습니다.
-유 장관도 "문재인 정부 사회부총리로 제 쓰임 다할 때까지 하겠다. 촛불 정부로 탄생한 정부가 후반기 향해 가고 있는 지금 문재인 정부는 정의로운 나라,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 위한 약속 지키기 위해 더 힘차게 전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며 내각에서 뒷받침 역할을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박 장관은 언제 눈물을 흘렸는지 궁금합니다.
-네, 박 장관은 기자회견에서는 전혀 눈물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자회견이 끝난 후 백브리핑에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지역구 주민들 이야기를 할 때였습니다. 박 장관은 "제가 2008년도에 구로에 처음 갔을 때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에 치러진 총선이었다. 당시 민주당이 서울에서 40여 개 지역구 가운데 7석밖에 당선이 안 되고 시베리아 찬 바람 불던 그런 총선이었다. 그때 구로을에서 저를 뽑아주신 주민 여러분들께 저는 정말 존경의 마음 담아서 감사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때 제가 당선된 그 의미는 만약 그때 구로주민들이 절 뽑아주지 않았다면 BBK진실이 아마 밝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한다. 정의로운 대한민국 지켜준 구로주민들 존경의 마음 담아 감사드리고, 너무나 많은 사랑을 주셨기 때문에 그 고마움 잊지 않겠다"라면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박 장관은 이후에도 계속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계속했습니다.
◆ 어쩌다 마주친 '영입인재 3호' 김병주
-새해를 맞이한 이번 주 민주당의 인재영입이 이어졌죠. 지난번까지는 감동적인 사연이 있는 분들이었다면 이번에는 '안보 전문가' 김병주 전 육군대장을 모셨던데요. 분위기가 좀 달랐나요?
-좀 딱딱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김 전 대장은 소개를 받고 나올 때부터 거수경례로 인사하면서 '군인 출신'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또, 아무래도 퇴임 전까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분이다보니 기자들 질문이 국방·안보 정책 중심으로 나와 그랬던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검토 가능성을 내비췄던 '모병제'나 '향후 한미동맹을 위한 과제' 같은 딱딱한 질문들이 이어져 국방부 브리핑 자리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웃음)
-기자회견장에 함께 참석한 분도 무게감이 있었습니다. 앞서 최혜영 교수와 원종건 씨의 경우엔 지난 20대 총선 때 영입됐던 더벤저스 원년 멤버들이 축하해줬는데요. 이번 자리에 이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김 전 대장에게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 목도리를 둘러줬습니다. 이 때 황 전 총장과 김 전 대장의 키 차이가 꽤 났는데요. 이해찬 대표와 키가 비슷했습니다. 이에 일부 기자들은 회견 이후 그의 강인한 인상을 두고 '작은 거인'이라는 별칭도 붙였습니다. 김 전 대장이 좋아하실지는 모르겠네요.(웃음)
-이번 발표도 역시 소수 당 지도부 외에는 전혀 몰랐다고 하던데요.
-맞습니다. 다만 과연 이번에는 '사연 있는 분' 보다는 전문가가 나올 때가 아니겠나 하는 추측이 당 내부와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도 나왔습니다. 영입인재 1, 2호가 모두 스토리가 있는 분들이라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졌지만 일각에서 나오는 '감성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무시할 순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재영입은 정말 영입에 관여하는 지도부 말고는 당 의원들이 사전에 알지 못하나요?
-아무래도 깜짝 효과를 최대한 누려야 하니 그런 것 같습니다. 저도 한 초선 의원에게 물어보니 "비례대표로 안보 전문가나 경제 전문가를 모신다는 건 대략 알고 있지만 특정 인물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인재영입을 워낙 비밀리에 하다 보니 재밌는 일도 있었습니다. 회견이 모두 끝나고 김 전 대장과 맹성규 의원이 반갑게 악수하는 모습을 봤는데요. 두 사람은 맹 의원이 강원도 경제부지사이고 김 전 대장이 육군 제3군당장을 지낸 시절 인연이 닿아 친분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맹 의원은 김 전 대장의 영입 사실을 전혀 몰라 지역구인 인천으로 향했다가 소식을 듣고 국회로 돌아온 거라고 하네요. 깜짝 인재영입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 우여곡절 끝 '공수처법' 통과…김 빠진 한국당 의원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 통과됐죠. 이날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주요 쟁점이었던 선거법과 공수처법이 과반수 표결로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었죠?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도 역시 결사 저지의 뜻을 보이며 국회의장 단상을 둘러싸고 실랑이를 벌였는데요. 다만 지난 27일 있었던 선거법 통과 당시의 격한 저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는데요. 한 시간 이상 대치 상황을 벌이던 지난 때와는 달리 한국당 의원들은 비판 구호를 외치며 잠시 문희상 국회의장의 단상 진입을 막았지만 이내 길을 터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취재진 사이에선 '이미 힘이 빠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필리버스터를 비롯한 몸 싸움을 벌여서라도 법안 상정과 표결을 저지했지만, 결국 막을 수 없었기 때문 아니었겠느냐는 분석입니다.
-이렇듯 다소 싱거웠던(?) 공수처법 표결 상황에서 취재진의 눈에 띈 것은 열심히 공수처 반대를 외치던 박순자 의원이었습니다. 박 의원은 국토교통위원장 역임 문제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는데요. 작년 7월 말에 조치가 취해져서 이날은 사실 한국당 당원이 아닌 셈이었습니다.
-하지만 6개월 징계였기 때문에 박 의원의 당원권은 곧 회복되는데요. 일각에선 박 의원의 결사 투쟁 의지를 보고 내년 총선을 염두한 것 아니느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선거법과 공수처법이 통과된 후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 결의를 밝혔습니다. 의원들의 사퇴서를 심재철 원내대표가 받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제출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 책임론'을 꺼내들고 불출마 선언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당내에서도 갖가지 불만이 터져나오는 모습입니다.
-국회 상황이 정리되자 한국당은 지난 1일 '보수통합' 기치를 내걸고 힘을 합쳐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때문에 총선 전 야권 정계개편이 이뤄질 거란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하지만 한국당은 3일 다시 장외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역시 광화문인데요. 총선을 앞두고 혁신과 쇄신, 통합을 외쳤던 신년사가 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한건우 인턴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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