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비례 득표용 정당 만들어 희괴한 선거법 만천하에 공개"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법 통과 시 비례한국당(가칭)을 만들어 내년 총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허주열 기자

"민주당도 비례 정당 설립 내부 검토…이상한 제도로 전락할 것"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24일 물리적으로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법 처리를 막기 어려워진 것에 대응하기 위해 '비례 득표용 정당'을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비례한국당'이라는 당명은 누군가가 이미 중앙선관위에 설립을 등록한 상태라 어떤 당명을 사용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헌법적인 비례제 선거법이 통과되면 저희는 곧바로 비례 정당을 결성할 것"이라며 "그간 알려진 이름인 비례한국당은 다른 분이 사용하고 있어 그분에게 접촉해서 우리와 함께할 수 있다면 창당준비위원회를 함께해 그 당명을 사용하고, 뜻이 다르면 독자적으로 새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군소 야당이) 이번에 통과를 획책하고 있는 준준연동형 비례제라는 선거법이 얼마나 반헌법적·반문명적인지 만천하에 공개하겠다"며 "문희상 국회의장, 민주당, 청와대의 합작품에 부역한 위성 정당들이 국회를 대통령 하부기관으로 전락시킨 만행을 바로잡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날치기로 처리하려는 선거법의 문제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를 사용한 의석 배분 문제, 위헌성, 반민주적 작태는 더 말하지 않겠다"며 "법안 심사·의결 과정에서 사전에 충분히 법안의 내용을 (의원들이) 알아야 하는데, 이번 수정안은 본회의 상정 이후에야 볼 수 있었다"고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23일 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항의를 받는 모습. /남윤호 기자

또한 그는 "수정 선거법의 부칙을 보면 21대 총선에 한해서 비례 30석에 대해서만 연동형 50%를 반영한다는 '일회용 선거법'인데, 지금까지 이런 법은 처음 본다"며 "선거제는 국민이 알기 쉽게 만들어 설명하고, 국민들이 내 표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왜 21대 총선에서만 이런 제도를 만드는지, 다음 선거는 별도 제도로 하는지 설명이나 역사적 의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이런 선거법을 만든 것은 특정 개인의 이익, 특정 정파의 이익, 선거제 협잡에 함께 가담한 무리의 정치적 이익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선거연령을 18세로 인하하기로 한 것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고3 교실이 선거판이 될 경우의 문제점에 대해 한 번이라도 가능성을 검토해봤는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설립하려는 비례 정당에 대해 "비례 정당을 만들면 우리 당 지지자가 정당 투표할 때 어디에 해야 하는지 이름만 알면 된다"며 "마음만 먹으면 이틀 만에 (설립이) 가능하다. 이런 무지막지한 선거법을 '정치개혁', '민주적 선거법'이라고 하는 데 대응하기 위해선 비례 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선거에 나오는 정당은 국민들의 표를 많이 얻어 의석을 확보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표를 얻는 게 안 되니 선거법을 바꿔 (정당 투표에서) 30%를 득표하면 60% 의석을 얻는 법을 만들어 정권을 차지하려 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비례한국당 창준위 측과 접촉이 잘 안 될 경우 새 비례 정당명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그걸 알려주면 (누군가가) 또 등록할 것"이라며 "후보는 10개쯤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도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 통과를 대비해 비례 정당을 별도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장은 "제가 알기로는 여당에서도 치밀하게 준비해서 내부 자료를 만들어 소속 의원들에게 돌렸다"며 "관련 보고서도 있다. 아마 민주당도 틀림없이 비례 정당을 만들어서 내년 선거에 임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이 제도는 이상한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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