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군산 출마' 김의겸 "왜 이렇게 제게 관심이 많아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전북 군산에서 내년 국회의원출마를 공식 선언했다.19일 군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북 군산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김 전 대변인. /전북 군산=이철영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이 순간에 잠이 오냐" 군기 잡던 황교안…회의서 '꾸벅'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설'로만 떠돌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21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가 이번 주 공식화됐습니다. 김 전 대변인이 전북 군산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사실을 저희 취재진이 단독으로 보도([단독] 김의겸 21대 총선 출마 '돌입', 군산 사무실 공사 중(영상))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국회에선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대규모 장외집회가 내내 이어진 한주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보수정당 지지자들의 국회 본관 강제진입 시도에 국회가 봉쇄되는 일도 생겼는데요, 연일 계속되는 장외집회에 한국당 인사들의 피로감도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청와대에선 "수도권 내 다주택을 보유한 참모들은 1채를 제외하고 모두 처분하라"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깜짝 권고가 나와 화제가 됐는데요, 한 청와대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출입기자들에게 과잉(?) 설명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먼저 김 전 대변인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김 전 대변인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북 군산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 군산 수송동의 한 상가 2~3층에 일부 공간에 김 전 대변인의 군산 지역 사무실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허주열 기자·더팩트 DB

◆친구가 바라본 김의겸…"정말 착하고, 욕심 없는 사람"

-김 전 대변인이 19일 전북 군산에서 21대 총선에 나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 전 대변인이 '군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 15일 저희 취재진이 군산으로 직접 내려가 사무실을 계약한 사실을 단독으로 확인했었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출마를 공식화했네요?

-네, 지난 주말이었죠. 김 전 대변인이 '군산에 사무실을 계약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진이 확인차 군산을 방문했었는데요, 군산 수송동의 한 상가 2·3층 일부 공간을 계약해 사무실로 바꾸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기사가 나간 다음 날(17일)에는 김 전 대변인이 군산시청에서 19일 오전에 출마 기자회견을 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 보도([단독] 김의겸 전 靑 대변인, 19일 '전북 군산' 출마 기자회견) 하기도 했고요.

-출마 기자회견 현장에도 다녀왔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김 전 대변인의 출마 기자회견은 19일 오전 10시 군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진행됐습니다. 김 전 대변인은 출사표로 "문재인 정부의 개혁 완성과 더불어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는데요, 이후 다른 일정으로 이동하려는 김 전 대변인과 따로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됐던 흑석동 부동산 매매 차액 기부와 관련한 질의 등 군산 지역신문들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지자들도 기자회견장을 찾아 김 전 대변인을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브리핑룸에 기자와 김 전 대변인 지지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후끈했습니다.

-기자회견 후 김 전 대변인과 이야기를 나눴다고요.

-네, 통상 기자회견 후 명함을 주고받는 일이 많습니다. 저희 취재진 역시 김 전 대변인에게 명함을 건네며 인사를 했는데요, 보자마자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더팩트>는 왜 이렇게 저에게 관심이 많냐"고 웃으면서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김의겸'이라서 그렇다"고 답했습니다.(웃음) 김 전 대변인 사무소 계약, 전셋집 계약, 기자회견 등을 단독 취재한 사실 때문이었건 것 같습니다.

김 전 대변인의 한 지인은 최근 SNS에 김 전 대변인의 낡은 구두 사진을 올렸다. 그는 김 전 대변인과 관련해 정말 착하고 검소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19일 군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김 전 대변인. /이철영 기자, 김 전 대변인 지인 제공

-최근 SNS에는 김 전 대변인의 출마를 돕는 지인이 SNS에 올린 '김의겸의 낡은 구두'가 지역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이날도 김 전 대변인은 그 구두를 신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김 전 대변인의 지인은 뭐라고 하던가요?

-네, 이분도 기자회견 현장에서 만났습니다. 사실 지난 15일 취재 과정에서 이분과 좀 언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날은 먼저 인사를 했더니 무척 반갑게 맞았습니다. 그래서 이 지인에게 구두와 관련한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우리 친구 중에 가장 착한 친구다. 정말 겸손하고 욕심도 없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공격을 하는지 모르겠다. 구두도 굽이 다 닳았는데도 신고 다닐 정도로 검소한 친구다. 좀 좋게 봐줬으면 좋을 텐데 너무 공격을 받는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착한 친구"라고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김 전 대변인이 민주당에서 최종 공천을 받기 위해선 '복당', '당 예비후보자 검증', '권리당원 문제' 등 여러 관문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국회의원 출마 후보자로 새길을 걷기 시작한 그의 행보를 앞으로도 관심을 두고 지속해서 살펴볼 예정입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의원들에게 졸음 지적을 해놓고 정작 자신이 졸아 민망한 상황을 연출했다. 19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황 대표. /뉴시스

◆'졸음 지적' 황교안, 본인도 회의 중 '눈 감기'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군기반장'이 됐다가 다소 민망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하네요. 무슨 일인가요?

-네, 지난 17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황 대표가 졸고 있던 의원을 향해 따끔한 경고를 한 건데요. 황 대표는 "절절함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졸고 계신 분이 있다"라며 "청와대 앞 단식 농성 당시와 같은 (의원들과) 단일대오가 된 느낌을 못 받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당은 지난 16일부터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반대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투쟁 수위를 점점 올리고 있습니다. 결사 항전의 의지를 표현한 집회라고 하지만 태극기를 든 강성 지지층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일각에선 '당이 너무 우경화하는 것 아니냐'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비판을 인식하고 당 분위기를 정비하기 위해 황 대표가 이같은 '군기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황 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지금 한국당이 나라를 살리겠다는 절절함이 없다고 보는 분들이 많다. 집회하는 분들은 매우 절절한 상황"이라며 "당이 내린 결론에 대해 똘똘 뭉쳐서 다른 말이 없이 싸워야 이길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고요.

자유한국당의 선거법과 검찰개혁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를 위한 규탄대회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그런데 그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8일 황 대표가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 조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을 빚었습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된 한국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막바지에 의원들의 발언을 듣다가 한참 동안 눈을 감고 뜨지 못했습니다.

-황 대표는 최근 계속해서 국회 로텐더홀 농성을 하며 장외집회까지 함께 하고 있는데요.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하지만 바로 전날 조는 의원을 꾸지람했던 황 대표가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다소 논란이 됐습니다.

-처음 황 대표가 조는 의원들을 비판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취재진 사이에서는 '황 대표도 가끔 조는 모습을 보인다'는 목소리가 다수 있었는데요. 틈 없는 정치인들의 바쁜 일정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웃음).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수도권 내 다주택을 보유한 참모들은 1채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처분하라는 권고에 대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사진)의 상세한 설명을 위한 열정이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수석이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윤도한 수석의 멈출 수 없는 질의응답 본능

-청와대에선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관련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고요?

-네, 지난 16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수도권 내 다주택을 보유한 참모들에게 1채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권고했는데요. 정부가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는 상황에서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하자는 취지였죠. 이와 관련해 윤 수석이 이날 오후 4시 35분께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었습니다. 오후 "5시에 회의가 있다"면서도 "기자들이 궁금한 게 많은 것 같아서 왔다"고 했습니다.

-사실 궁금한 게 많기는 했습니다(웃음). 노 실장의 깜짝 권고에 여러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고요. '노 실장 차원의 판단인가, 문 대통령의 지시인가', '수도권 2채 이상 기준을 설정한 배경을 설명해 달라', '이 권고에 해당하는 참모들은 몇 명이냐', '처분 시한은 언제까지냐' 등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런 질문에 윤 수석은 차분하게 답했습니다.

-약 15분 동안 20개가량의 질문과 답변이 오갔습니다. 이제 회의까지 남은 시간은 10여 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죠. 그래서인지 청와대 관계자가 "질문이 더 있냐"라고 기자들에게 물었어요. 윤 수석이 회의를 앞두고 있어 넉넉하게 이동할 시간을 주기 위한 배려 차원이 아닐까 싶어요. 어쨌든, 이때 윤 수석은 "제가 (4시) 53분까지 질문을 받고 (회의장까지) 뛰어가겠다"며 시간을 더 늘리더라고요. 본인도 살짝 웃고 일부 기자들도 웃음을 터트리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한 차례 질의응답이 더 이어진 뒤 또다시 청와대 관계자가 "여기서 마치겠다"며 브리핑 종료를 선언했어요. 하지만 윤 수석은 "자, (약속한 시각까지) 2분 남았다"며 또 질문을 받으려 했어요. 질의응답이 다시 이어졌죠. 마지막 질문과 답변은 좀 길어져 약속한 시각보다 2분을 넘겼습니다. 아마도 윤 수석은 회의장까지 뛰어갔겠죠?(웃음).

-윤 수석의 이러한 모습은 처음은 아니죠?

-네, 윤 수석은 지난 9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혹 제기에 대해서 거의 끝장을 보겠다는 질의응답을 주고받았고, 지난 3월에도 조동호 과학기술정부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와 관련한 브리핑 때 "기자들의 질문에 떨어질 때까지 답변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적이 있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한건우 인턴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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