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소통 행보…육아 어려움 등 애로사항 청취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국민 품으로 파고들었다. 직장인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번 행사는 임기 반환점을 돈 만큼 직접 민심을 청취하는 한편 연말을 맞이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사에서 취임 일성으로 '국민과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
현장에서 밀착해서 국민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의미의 소통 행보이며, 국민이 있는 곳에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서 함께 식사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소벤처기업이 밀집한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내 에이스하이엔드타워 구내식당을 '깜짝 방문'해 인근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직장인, 경력단절녀, 장기근속자 등 10대부터 60대까지 남녀 동수가 배치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관계자는 장소 선정과 관련해 "과거 전통적인 기업의 제조업에서 새로운 벤처로 집적단지를 이루고 있는 구로 지역을 선정했다"며 "과거에서 미래로 발전해 나간다는 장소의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고 밝혔다.
식당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식판을 들고 다른 직원들과 같이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렸다. 동행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메뉴로는 두 가지가 준비됐는데, 문 대통령은 흑미밥, 떡만둣국, 닭볶음탕, 생선까스, 오징어모듬초회, 청포묵김가루무침, 양념마늘종, 김치, 샐러드로 구성된 메뉴를 택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자리한 '워킹맘'은 육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휴넷에 다니는 최지선 씨는 "아이가 아플 때 맡길 데도 마땅치 않고 굉장히 막막할 때가 많다"며 "아이가 아플 때나 제가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라든지 이런 제도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52시간제에 대해서도 말이 나왔다. 황원화 스타넥스 부소장은 "연구·개발하는 사람들은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는데 일률적인 52시간제는 또 하나의 규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 규제를 푸는 대신 직원들에게 보수를 더 챙겨주는 등 관리·감독하는 것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운영 격차를 상대적으로 해소해 주는 방안도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점심을 함께한 뒤 또 다른 직장인 6명과 차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제가 청와대 들어가고 난 이후 행사하고 무관하게 시민들과 만나서 음식을 먹고 커피 한 잔 마신 게 처음"이라며 "그냥 편하게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이야기 좀 주고받고 소통하자는 그런 취지니까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하고 싶은 말씀을 하라"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도했다.
차담에서도 육아와 관련한 하소연이 나왔다. 양지승 ㈜철산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제 아이를) 중소기업 단지 내 어린이집을 보내고 있고, 근처에도 워킹맘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어린이집이 세 군데 밖에 없다"며 시설 확대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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