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검찰 압박…최조 첩보 출처 공개 묻자 "수사 중인 사안"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청와대는 최근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압박과 야당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자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검찰을 압박, 불만을 드러냈다. 여러 의혹에 휩싸인 청와대와 검찰 사이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전 감찰반원의 휴대전화가 향후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최근 민정수석실이 관련된 이른바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으로 곤혹스러운 처지다. 각 의혹은 모두 조국 전 민정수석 시절에 있었던 일인 데다 사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청와대로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검찰이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게 큰 부담이다. 검찰은 '감찰 무마' 의혹과 함께 '하명 수사' 의혹 역시 파고들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의 외압과 직권남용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특감반원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 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숨진 채 발견돼 파문은 더 커지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지방경찰청이 김 전 시장 측근의 비위 혐의를 '하명 수사'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인물이다. 그런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정치권 안팎으로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청와대는 입장은 명확하다. 당시 특수관계인 담당 A 수사관과 또 다른 특감반원은 대통령비서실 직제령 등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업무를 수행했고, '하명 수사' 의혹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또 적법한 특감반원들이 직제상 없는 일이라든지, 백 전 비서관의 '별동대' 등의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나아가 청와대는 연이어 검찰과 언론에 경고성 메시지를 발신하며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하명 수사와 감찰 중단 의혹 등에 관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언론 보도도 확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날카로운 반응을 보인다.
특히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지난 1일부터 피의사실과 수사 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사실상 검찰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에는 "고인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A 수사관의 죽음이 검찰의 별건 수사 때문이 아니냐는 시각을 비췄다.
고 대변인은 "고인이 되신 A 수사관이 울산에 내려간 것은 울산시장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현장 대면청취 때문임을 밝힌다"고 했다. 고래고기 사건은 2017년 4월 울산 경찰이 압수한 40억 원가량의 불법 포획 고래고기를 검찰이 한 달 만에 포경업자에게 돌려준 일로 검찰과 경찰이 갈등을 빚은 일을 말한다.
청와대는 한편으로는 검찰의 수사에 촉각을 세우며 해당 의혹에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시장과 관련한 첩보를 누가 어떤 형식으로 청와대에 제공했고, 그 첩보가 어떤 경로로 경찰에 이첩됐느냐'는 물음에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은 A 수사관 휴대전화의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중단했지만 향후 잠금을 해제하는 대로 분석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A 수사관 휴대전화에 찍힌 통화 내역이나 문자 메시지 등이 향후 의혹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에 불리하게 해석 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A 수사관의 통화 내역이 나오면 해당 의혹에 대한 진위 문제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며 "만에 하나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A 수사관에게) 자주 전화를 걸었던 게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롭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