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편에서 계속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인재영입은 당 이미지 개선 및 지지층 확대 등을 위한 정치적 포석과 함께 표를 얻기 위한 선거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선 44.0%, 19대 총선에선 49.3%, 18대 총선에선 44.8%가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21대 총선도 교체 비율은 40% 중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중심에는 이른바 '문재인 키즈'가 있다. 20대 총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가 직접 영입했던 '문재인 키즈'들은 총선 승리의 주역이었다. <더팩트>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키즈의 정치 활동과 명암 등을 조명한다. 나아가 이들이 바라본 21대 총선 인재 영입 키워드 등을 총 4편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조국 사태'가 던진 화두…2030 표심 포인트는 '공정'
[더팩트|국회=박숙현·문혜현 기자] 문재인 키즈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21대 총선을 앞둔 각 정당의 인재영입 과정에서 '소통'에 강하고 '청렴'한 인물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민주당 총선기획단이 지난달 5일 밝힌 인재영입 포인트는 '공정·혁신·미래'다. 단장으로 나선 윤호중 사무총장은 "청년들의 도덕성·공정성에 대한 강력한 요구를 수용해 혁신적으로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금태섭·제윤경·강훈식 의원의 총선기획단 합류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치 않다. 15명 규모의 민주당 총선기획단엔 여성 5명, 청년 4명이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당내 소신파인 금 의원은 "이번 선거에 젊은 분들이 많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힘을 쏟을 생각"이라며 "이번 국회가 너무 나이 들어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대는커녕 30대도 몇 명 없는데, 젊은이들 문제는 젊은이들이 직접 얘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 의원은 여성 정책에 강점을 보일 전망이다. 가계부채 전문가인 제 의원은 "육아 지원, 경력단절 여성 복귀, 여성 상대 폭력 처벌 강화 등 실질적 도움이 되는 여성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키즈 이구동성 "새로운 세대와 소통할 청렴한 인재"
박주민 의원은 향후 민주당에 영입될 인재 기준과 관련해 "제가 구체적인 기준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공익적 마인드가 있어야 하고, 열심히 일해서 뭔가 해보겠다는 각오와 열정이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기형 서울 도봉을 지역위원장은 최근 민주당 인재영입과 관련해 "각 분야 계층과 소통하고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가 중요하다"며 "특히 새로운 세대와 소통 가능한 인재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빈 광주 광산갑 위원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일가족 검찰 조사와 패스트트랙 정국 등의 정치적 혼란으로 국민들의 새로운 정치, 새로운 사회 구조를 향한 열망은 더욱 커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당 역시 청렴의 부분에서 국민적 기준을 온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쓴소리도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철학 그리고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일을 함께 해나갈 수 있는 동지이자 동반자를 가려내야 한다"며 "자신이 대변하고자 하는 지역 또는 집단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로 대화하고 설득하며, 그들의 삶을 전달할 수 있는 인재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대변하고자 하는 집단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 하는 인재라면 국민을 또 한 번 실망하게 만들 것"이라며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천준호 서울 강북갑 지역위원장은 전문성을 갖춘 인재영입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최근에 발표된 분들을 보면 전문성과 정무적 감각, 현장 적응력을 고려해서 영입했다고 생각했다"며 "비례대표로 활동할 분은 전문성과 상징성을 고려해야 한다. 기존의 지역 정치 틀 내 인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의 발굴 자체가 다음 21대 국회가 해결해야 할 어젠다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2030 표심잡기'…'조국 사태' 영향?
문키즈들을 비롯해 최근 민주당이 내세우는 기준들은 새로운 세대의 정치적 수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 사무총장은 "청년과 여성들이 후보자가 되기에 앞서 공천 과정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으로 민주당 지지율과 2030세대 지지율은 변동을 보이기도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 전 장관 내정이 밝혀진 8월 1주 차부터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검찰수사가 이어지는 최근(11월 3주 차)까지 당 지지율은 등락을 반복했다.
지난 8월 조 전 장관 내정 당시만 해도 40%를 웃돌았던 민주당 지지율은 각종 의혹과 논란과 해명, 팩트체크와 관련한 혼란이 점철됐던 9월을 지나 10월 국정감사 시즌 시작과 함께 35.3%라는 지지율 최저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3일 개천절엔 광화문 광장에서 조 전 장관 퇴진을 외치는 대규모 보수집회가 있었고, 서초동에서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맞불 집회도 열리기 시작했다.
이후 조 전 장관 사퇴 발표가 있었던 10월 3주 차엔 원래의 지지율을 회복했지만 11월 들어 다시 30%대 후반을 오가고 있다.
2030세대 지지율도 민주당 지지율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다만 20대에선 조 전 장관 관련 이슈가 격렬한 논쟁으로 이어졌던 국정감사 기간(10월 2주차)에 큰 폭으로 하락(▽6.8%)했고, 30대에선 조 전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 있었던 8월 4주 차에 최저점(32.6%)을 기록하고 40~5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2030세대의 호감과 전문성, 검찰개혁 등 문재인 정부 주요 성과에 능력을 발휘할 인재 등을 모색할 전망이다. 각 정당의 인재영입 속도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 이후 급물살을 탈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다음 달 10일 선거 대책위원회를 발족한다. 이에 앞서 예비후보자를 사전에 걸러내는 공직선거 후보자 검증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이미 설치했다.
한편 여권에선 이번 총선 과정에서 친문계와 친노계, 비문계 간 공천 갈등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50~60명으로 최대 계파를 자랑하는 친문계에선 이번 기회에 문 대통령의 적극 지지자들을 제2의 문재인 키즈로 육성하면서 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입지를 강화하고자 한다. 문재인 키즈들이 공천 경쟁에서 살아남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는 리얼미터가 8월 1주차부터 11월 3주차부터 매주 발표한 주간동향 자료를 참고함.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