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양정철, 이재명 '껴안고' 靑 인사 '견제'한 의도는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원장이 21일 공개된 연구원 공식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동반 출연해 당내 친문 비문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연구원 유튜브 채널 의사소통TV 갈무리


"당내 지지층 분열과 야당의 정권심판론 사전 차단 위한 포석"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광폭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비문'으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절친 선언을 하는가 하면 청와대 인사들의 내년 총선 지역구 출마에는 견제구를 날렸다. 양 원장의 이런 제스처를 두고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당내 지지자별 분열과 갈등 요소를 사전 차단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1일 양 원장은 민주연구원 공식 유튜브 채널 '의사소통TV' 방송에 이 지사와 동반 출연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도 방송 녹화를 마쳤지만, 이에 대한 공개는 보류돼 사실상 양 원장의 첫 유튜브 데뷔다.

방송에서 양 원장은 이 지사와 공개적으로 절친을 선언했다. 지난 2017년 대선 민주당 경선 당시 대선 후보 출마를 고심하는 이 지사의 고민을 들어주며 친해졌다고 한다. 양 원장은 이날 작정하고 이 지사를 지원사격했다. 이 지사가 가짜 앰뷸런스 단속 등 도정 성과를 언급하자 "이 지사의 장점"이라며 "직접 국민들의 투표로 당선되는 지방 광역 정부 수장들이 이렇게 소신 있게 하기 힘들다. 신념과 뚝심이 있으니 가능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당내 친문-비문 논란에 대해선 "친문·비문·반문은 없다"며 "갈등이나 분열적 요소를 우리 당의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눈물 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며 '원팀'을 강조했다.

양 원장의 최근 친이 행보는 다음 달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당내 지지층을 사전 봉합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수원시 모처에서 회동한 양 원장, 김경수 경남지사, 이 지사. /민주연구원 제공

지난달 28일 김경수 경남지사 등과 3자 회동을 하고, 또 다른 핵심 친문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경쟁자였던 이 지사의 대법원 최종 심리를 앞두고 이달 초 탄원서를 제출한 것도 '원팀'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반면 내년 총선에 출마할 청와대와 정부 출신 인사들을 향해선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군기반장을 자처한 모습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양 원장은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 대해 "청와대 출신 출마자가 많으면 당내 불만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이들의 대거 출마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공교롭게도 서울 종로구 출마 채비 중이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돌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당내에서도 양 원장의 이 같은 입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양 원장 같은 경우엔 그야말로 톱의 역할"이라며 출마 의사를 밝힌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을 향해 "출마할 권리가 있고 자유이지만 총선승리라는 큰 틀을 잘 넘기 위해 스스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보자"고 했다.

여당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문정부 출신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인물에 대한 총선 차출론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왼쪽)과 이낙연 국무총리 /배정한 기자

양 원장의 이같은 광폭 행보는 '4·15총선 필승 전략'으로 귀결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병민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양 원장의 이 지사를 향한 행보와 관련해 "다음 달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런 화해적인 제스처 없이 이 지사가 판결로 지사직을 잃게 되면 이 지사 지지층들의 불만이 문 정부로 향해 진영 내 갈라지는 현상이 올 수 있다. 집권여당과 원팀 모습을 보여야 대법 판결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이 지사와 총선을 바라보는 양 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양 원장과 이 지사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돋보였던 이날 유튜브 방송은 지지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방송이 공개된 이후 달린 40개 댓글(오후 6시 기준)에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양 원장이) 이 지사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주니 좋다" "두 분의 조합이 환상적" "양 원장님 고맙다" 등등의 말들이 있었다. 이 가운데 "총선 때문에 급친해지신 건 아닌가. 민주당에서 이 지사만한 정치인이 있는가. 앞으로 지켜보겠다"며 양 원장의 급작스런 친이 행보를 견제하는 댓글도 있었다.

양 원장이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경계하는 것은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내년 총선 전략으로 내세울 '정권심판론'을 사전에 바꾸는 작업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평론가는 "내년 총선 전까지 문 정부의 지지율이 극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적다. 그렇다면 야권은 문 정부 정권심판론으로 선거를 치르려 할 텐데 양 원장은 정권심판론 전면전이 아닌 새로운 인재영입이나 세대교체론을 통해 미래권력으로 야권의 (공세) 과녁을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청와대 인사들이 뒷방으로 밀려나지 않고 저항할 경우 내부 잡음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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