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절친 선언' 이재명·양정철 "친문-비문은 부풀려진 것"

민주연구원 공식 유튜브 채널 의사소통TV가 21일 공개한 방송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절친한 사이임을 강조하며 당내 친문-비문은 없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수원시 모처에서 회동을 가진 양 원장과 이 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민주연구원 제공

이재명 "내가 대체 왜 비문이 된 건가"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공개적으로 절친을 선언했다.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당내 심화하는 친문-비문 갈등 논란 해소를 위한 또 하나의 '원팀' 행보로 해석된다.

민주연구원 공식 유튜브 채널 '의사소통 TV'가 21일 공개한 방송에서 이 지사와 양 원장은 '둘의 사이는 친한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O' 모양의 손피켓을 들어 '그렇다'고 답했다.

양 원장은 "사실 저는 이 지사와 내력이 깊다"며 지난 2017년 대선 때 이 지사가 당내 후보 경선 출마 여부를 놓고 자신과 상의하는 것을 계기로 친해졌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지시가 대선 출마 문제를 사적으로 저한테 얘기해서 (제가) '무조건 나가야 한다. 우리 당이 이기려면 굉장히 멋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 그 중 이기는 분이 누가 되더라도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형님과 동생 사이가 됐다고 한다.

이 지사와 양 원장 모두 당내 친문-비문 세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내가 대체 왜 비문이 된 건가"라고 반문했고, 양 원장도 "과거에는 우리 당에 친노, 비노가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적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친문, 비문, 반문은 없다고 본다"고 확신했다.

그는 "대선 경선 당시 이 지사와 문 대통령, 안희정 지사 지지층에서 강렬함이 조금씩 있었다"며 "그게 때론 폭발적 에너지가 될 수 있는데 그런 게 과도하게 나타난 경향이 있다. 실제보다 부풀려 비춰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양 원장은 당의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실제 세 사람을 지지했던 다수는 조용히 박수를 보내고 응원하며 세 분이 힘을 합쳐 나라를 잘 끌어가길 바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지금 갈등이나 분열적 요소가 없다 보진 않지만, 어찌보면 그런 것이 우리 당의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저희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민주연구원 유튜브 방송에 첫 출연한 양 원장은 방송 내내 이 지사를 칭찬하는 발언을 하는 등 돕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지사가 경기도 내에 가짜 엠뷸런스 단속을 시행했다며 생활 속의 적폐 청산 사례를 언급하자, 양 원장은 "이 지사의 장점"이라며 "직접 국민들의 투표로 당선되는 지방·광역 정부 수장들이 이렇게 소신있게 하기 힘들다. 신념과 뚝심이 있으니 가능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지난달 28일 김경수 경남지사와 가진 3자 회동에서 선거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 지사는 "그런(선거) 얘기하는 것 자체가 안 친한 사이다. 안 해도 식구라는 걸 확인한다"고 했고, 양 원장도 "(사석에서 선거 얘기는) 촌스러운 것이다. 이 지사와 김 지사는 지방행정부 수장이다. 민감한 얘기를 사석이라도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친문 핵심인 양 원장과 김 지사, 비문계 인사인 이 지사의 이날 회동은 이례적으로 회동 다음 날 민주연구원을 통해 밝혀지며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당내 지지층 분열을 막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양 원장은 이날 방송에서 국회와 재판정에 CCTV가 설치됐으면 한다는 소망도 언급했다. 이 지사가 경기도 내 수술실 CCTV 설치를 제도화했다고 하자 양 원장은 "국회 모든 곳에 (CCTV)를 설치했으면 좋겠다. 국회의원들이 논의하는 중요한 결정이 얼마만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지, 비합리적이고 이성적인지를 국민들이 보게 해야 한다"며 "그러면 우리 정치는 투명해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민주연구원의 공식 입장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니다. 죄송하다"며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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