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승리 절실해 과감한 물갈이할 것"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보수통합'에 집중하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관료 출신 등 전문성을 내세운 새 얼굴들을 이른바 '험지'에 투입을 예고했다. 동시에 청와대 참모 출신 등 중량급 인사들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고, 청년층과 중도층을 대변하는 인재발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총선 흥행몰이를 할 간판급 인사들을 앞세워 중도층을 끌어당긴다는 총선 전략의 밑그림을 실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민주당은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 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김학민 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의 입당을 밝히며 이들을 모두 자유한국당 현역 의원들이 지키고 있는 험지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이 출사표를 던진 경기도 이천은 송석준 의원 지역구다. 김 교수는 홍문표 의원 지역구인 충남 홍성·예산에서, 황 전 수석은 여상규 의원의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서 각각 출마를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들 3명의 험지 투입은 민주당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야하는 지역으로 선정하고 그 적임자를 물색해왔다"면서 "이 세 지역은 민주당을 전국정당으로 만들고 어디서나 승리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전략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전직 관료이자 새로운 얼굴을 투입해 약한 곳을 집중 공략한다는 것이다.
당내 중진 의원들에게 한국당의 텃밭 출마를 유도하는 압박의 메시지라는 목소리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 "외부 영입인사들이 험지에 간다고 하는데 양지에 있는 3선 4선들은 어떻게 하겠나. 알아서 험지에 나가라는 것이자, 양지에는 신출내기를 대거 영입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했다.
민주당은 약세 지역 공략 채비에 이어 청와대 참모진이나 대중 인지도가 높은 정부 관료 출신 등 중량급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도 준비 중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윤건영 국정기획상활실장이 출마의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현직 장·차관 10여명을 '차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이른바 '인사청문회'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민주당으로선 대폭 개각에 따른 청문회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청년층 등 다양한 부문에서 '인재 발굴' 작업도 예고한 상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인재들을 추천해달라며 "실제로 민주·민생·공정·평화 우리 당의 정체성을 잘 이해하면서 능력과 인품을 갖춘 감동있는 분들을 가능한 많이 영입하려 한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고 대변할 수 있는 분을 많이 추천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선거 이후 레임덕이 빨리 찾아온 트라우마가 있어서 이번 총선에서 훨씬 더 강력하게 전략과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며 "청와대 인사들 뿐만 아니라 중도층과 젊은층, 여성층을 공략할 수 있는 인재들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충청북도 청주시의 시스템 반도체 공장 '네패스'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며 민생 행보도 시작했다. 민주당은 전국 14개 시·도당 지역 중 민생 현장을 돌며 직접 숙원사업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