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패스트트랙 불법 고리 끊어야" 이견차 여전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여야가 오는 19일 본회의를 열고 데이터 3법 등 민생 법안을 포함한 비쟁점 법안 120여 개를 처리키로 합의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은 이견 차로 인해 주요 의제로 논의되지 못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19일 오후 2시 본회의에서 비쟁점법안 120여건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이들은 3개의 법안(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으로 구성된 이른바 '데이터 3법'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이들 법안 중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신용정보보호법은 한국당은 개인정보 활용 요건을 낮춰야 한다고 한 반면,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에 반대하며 본회의로 넘어가지 못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여야가 이날 처리를 합의한 만큼 오는 19일 본회의 통과가 낙관적이다.
다만 기존에 패키지 처리 예정이었던 3개 법안 중 합의된 법안들을 우선 처리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데이터 3법 관련 법안이 3개이지만 다 (처리를) 할 수 있는지, 2건을 할 수 있는지는 (논의를) 진행해 봐야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도 "진도가 늦는 상임위원회가 있고 실질적으로 상임위별로 여러 이슈가 맞물려 있는데 최대한 우선 통과시킬 것"이라며 "가급적 19일에 (처리가) 되는 법이라도 하자고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도 처리될지 주목된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법과 관련해 행정입법에 대해 통제하는 장치를 두는 것을 비롯해 비쟁점 법안과 관련된 내용을 더 추가해서 최대한 (처리에) 노력을 하는 시도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도 이에 대해 "국회법 개정에 대해선 사실상 합의가 됐다"며 "행정부 시행령에 대해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19일 외에도 이달 말 또 한 차례의 본회의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 이 원내대표는 "가능하면 11월말 쯤 본회의를 한 번 더 열어 나머지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을 갖기로 했다"고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11월에 두 차례의 본회의를 열어서 비쟁점 법안을 중심으로 처리해달라"고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당부했다고 한민수 국회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선거제와 사법제도 개혁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은 한국당이 부의 시점, 절차상의 문제 등을 강조하며 여야가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이날 회동에선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한 대변인에 따르면 문희상 의장은 "정치개혁 및 사법개혁 관련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법안을 12월3일 이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국회가 멈출순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한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문 의장은 12월3일 사개특위 법안을 부의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저희는 불법적 부의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했다"며 "1월 말이 되기 전 부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은 전 과정이 불법"이라며 "불법의 고리를 끊어야지만 선거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제대로 합의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3+3(원내대표와 대표 의원간 협의체)회동도 당분간은 교착상태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그 부분은 (이날) 특별히 얘기하지 않았다"며 "실무적 접촉은 하고 있으니 원내대표 차원에서 일정 시점이 되면 심화토론해서 정리할 수 있으면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회동에서 '여야정상설협의체 5당 대표까지 확대'하자고 한 방안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논의를) 진행되는 쪽으로 가능성을 둬야 할 것 같다"며 "필요하면 3당 교섭단체 대표와 대통령이 검토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해선 구체화되거나 실현가능성을 염두에 둔 게 아니고 협의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관련해서 대답해 논의하는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방위비 분담금 관련 여야 3당 원내대표의 미국 방문 일정과 관련해선 오는 20~22일 사이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미국 의회쪽에)의미 있는 카운터파트가 형성되지 않으면 제고할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