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7명으로 '의결 권한' 주장…유승민계 배제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등 인선으로 조직 강화하며 비당권파를 압박하고 나섰다. 손학규 당 대표는 '제3지대론'을 재차 강조하고 신당 창당 의지를 보이면서 비당권파의 탈당 시점 이후에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전망이다.
6일 오전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 회의엔 이날 임명된 김관영 최고위원과 그동안 불참했던 주승용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손 대표는 이를 두고 "오늘은 바른미래당이 새롭게 새로운 출발을 하는 날"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당에서 일부 의원들이 탈당해 신당 창당하겠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번주에 신당창당위원회를 준비하겠다는 보도도 있는 만큼, 저희 바른미래당은 중간지대, 제3지대를 더 확대해서 총선에 승리하는 것은 물론 한국정치구조를 바꿔나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비당권파에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이날 바른미래당은 강신업 변호사를 새 대변인으로, 김소연 대전시의원을 청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이에 더해 총선을 앞둔 인재 영입계획까지 밝히면서 확실한 '새 집 단장'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 혁신위원 출신인 김 대변인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혁신위 이후로 당이 시끄러워서 싫었다"며 "이제 어느 정도 당의 방향이 정해져서 제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당의 제안이 들어왔을때 고민하지 않고 수락했다"고 밝혔다.
또 차기 총선 출마와 관련해서도 "선수가 없어 당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나갈 생각이 있다"며 "최근 민주당에 대한 대전 민심이 좋지 않다. 초토화다. 당과 지역주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얼마든지 나가서 역할하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회의에 참석한 최고위원들도 '당 재정비'에 목소리를 모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 최고위원은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한 지붕 세 가족이나 다름없는 바른미래당이 힘없이 무너지는 것만은 막아내자"고 강조했다.
국회 부의장직을 맡고 있는 주 최고위원은 회의 참석 배경으로 "우리가 바른미래당을 포기하면 그것은 자유한국당에게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비록 청와대와 민주당이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폐정당인 한국당에게 바른미래당이 흡수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그래서 저는 당의 기둥뿌리라도 받치고 있겠다는 심정으로 자리를 지키겠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도 이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8일 원내대표를 사임하고 약 거의 6개월여 만에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6개월 동안 바른미래당은 하나 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명직 최고위원 수락과 관련해 "그동안 고사한 이유는 원내대표를 사임하면서 다졌던 우리 결의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의 화합만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었다"며 "제가 2선에 물러나 있는 것이 당의 화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까지 5개월 남짓 남았다. 하루 빨리 매듭짓고 총선체제로 당을 신속하게 바꿔가야 할 것"이라며 "다당제, 제3지대는 우리 정치역사에 정치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제3지대를 바른미래당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취재진과 만나 '3지대'에 관한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누구를 할 건지 생각해서 빨리 구성할 것"이라며 "최고위가 정상화됐고 당무가 정상적으로 움직여 최고위 의결을 거치지 못했던 것들을 의결하겠다"고 했다.
'3지대' 신당 창당을 놓고 대안신당과의 연대 여부 등에 주목이 몰리는 가운데 손 대표는 "대안신당이나 민주평화당과 교섭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총선기획단을 포함해서 모든 당직을 공개해 국민들에게 신청을 하도록 공개 영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최근 윤리위 징계로 최고위원 직위가 해제된 이준석 최고위원과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하태경 최고위원의 부재, 문병호 최고위원의 탈당 등으로 최고위원 총 9명 중 과반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손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추가 임명으로 변수가 생긴 가운데 당권파는 7명(손학규·채이배·김관영·주승용·오신환·김수민·권은희)으로도 의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비당권파는 하태경 최고위원의 의결권이 남아있다며 맞선 상태다. 7명으로 의결할 경우 당권파가 과반수가 되지만, 하 최고위원까지 8명으로 의결하면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반반으로 의결이 어려워진다.
이와 관련해 당권파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우리 측은 하 최고위원이 직무정지로 배제된다고 보고 있어 충분히 회의가 된다고 본다"며 "당의 법률가들을 통해 검토한 뒤에 의결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당권파가 3지대 신당을 창당한 후에 대표로 김 최고위원을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명직 최고위원 수락 또한 손 대표의 용퇴 이후 김 최고위원이 당 전면에 나서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관계자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유승민계가 일단 나가면 구체적인 창당 등 움직임이 일사불란하게 일어날 거다. 대안신당과도 논의가 전혀 없다. (탈당 등) 당을 추스르는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렇듯 당권파도 당 안정화와 신당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실상 최고위에서도 비당권파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7일 변혁도 신당창당위원회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며 분당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