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빨라진 바른미래 분당시계…유승민 "이번 주 결론낼 것"

바른미래당의 두 계파가 각각 창당 계획을 밝히고 논의 시점을 밝히면서 분당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4월 의원총회를 앞두고 국회에 들어서는 손학규(왼쪽) 대표와 유승민 변혁 대표. /국회=남윤호 기자

손학규 당 대표, 김관영 의원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 대표가 창당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결정 시점을 밝히면서 바른미래당 분당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창당 로드맵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손학규 당 대표는 김관영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해 당권 강화로 맞서고 있다.

4일 유 대표는 신당 창당을 놓고 변혁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수요일·목요일 회의를 해서 결론을 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있었던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창당 로드맵을 빨리 만들자는 요구가 있었다"며 "현역 의원들을 빨리 소집해 신당창당추진위원회 문제를 매듭짓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변혁에 함께하는 안철수계 의원들과 논의는 더 이어나갈 전망이다. 유 대표는 "신당추진위와 정치적 선택에 대해선 조금만 더 이야기해서 결정하자는 의원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모두 함께 움직일 것"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의 의사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안 전 대표는 창당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의사를 타진하려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뚜렷한 답변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어질 변혁 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내용이 언급될지 주목된다.

손 대표는 대표적인 당권파인 김관영(오른쪽)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면서 당 기강 확립에 나섰다. /배정한 기자

반면 손학규 당 대표는 당권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 분당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김관영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했다. 김 의원은 전 원내대표를 지낸 대표적인 당권파·호남계 의원이다.

바른미래당은 그간 문병호 최고위원의 탈당과 징계를 받은 이준석·하태경 최고위원의 공석, 비당권파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손 대표와 채이배 정책위의장만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 회의를 개최해왔다. 김 의원의 임명과 함께 당 내홍으로 최고위 불참 의사를 전했던 주승용 최고위원도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최고위 권한도 정상화될 전망이다.

손 대표는 이와 관련해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직무정지된 하태경 최고위원과 직위해제된 이준석 최고위원은 어차피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라 재적(인원)에서 제외된다"면서 "의결정족수가 충족된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의 지명과 관련해선 "원내대표도 했으니까 후선에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당이 지금 워낙 어렵기도 하고 새로운 길로 나가야하는 만큼 김 최고위원의 참신성과 포용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설득했다"고 했다.

손 대표는 김 의원 지명으로 최고위 의결정족수가 충족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기자회견 하고 있는 김 의원. /배정한 기자

당 상황을 놓고 손 대표는 "현재 공석인 대변인을 임명하는 등 당직을 보강하고 당직 개편을 통해 당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새로운 인재를 널리 영입해서 당의 분위기를 일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당 내부 제보와 문건 유출 등 혼란과 잡음을 잠재우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손 대표는 다시금 '3지대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우리의 과제는 제3지대 구축의 중심이 되고 4당의 선봉에 서서 새로운 정치를 열어가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당의 기강 확립이 최고의 가치임을 알고 모두 이를 위해 노력하고 대동단결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 양 계파는 확실한 각을 세우고 분당 수순을 밟아갈 전망이다. 손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정치협상회의의 실무대표단으로 내세울 방침도 밝히면서 비당권파와 확연히 다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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