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협상회의 만찬 이후 야당 태도 변화 기대"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개혁안 처리를 위해 정의당, 대안신당(가칭) 등 야당에서 제기하는 '의원정수 확대' 방안에 대해 "민주당은 300명을 유지하기로 당론을 이미 확정했다"며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군소 야당 중심으로 수면 위에 올라온 '의원정수 10% 확대' 방안에 대해 "민주당은 지역구 225석에 비례대표 75석으로 하는 연동형으로 이미 당론을 확정했다. 300명을 절대로 넘지 않은 선에서 한다는 당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원칙을 갖고 다른 당들과 협상하겠다"고 했다.
의원정수 확대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군소야당에서 한 번 나온 주장이다. 그러나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릴 때도 민주당은 '의원 정수 확대 불가론'을 폈다. 이 대표도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국민 여론조사를 봐도 압도적 다수가 300인이 넘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300석 유지는) 당론으로 이미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개혁법안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정치권에선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온 선거법이 통과될 경우 지역구가 28석 줄어든다. 선거구가 통폐합될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을 들어 다시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어 이 대표는 "세비를 줄이고 의원수를 늘리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는데 국민은 그걸 원하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로 특권을 갖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나라 국회의원 숫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하지만 국민적 요구가 훨씬 더 강하고 소중하다"면서도 의원정수를 270석으로 축소하자는 한국당의 방안에 대해선 "더 줄이면 특권을 가진 사람들은 줄어들지 모르지만, 거기에 속한 사람들의 특권은 더 커지고, 더구나 (한국당의 주장은) 비례대표를 완전히 없애자는 것이라 대표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답했다.
다만 이 대표는 향후 협상과정에서 다양한 논의가 열려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정치개혁에 대해 (야당과) 협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오늘 (여야 5당 대표가 참여하는) 정치협상회의를 처음으로 하게 될텐데 거기서 '안을 제시해서 협상을 하자'고 다시 얘기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협치를 위한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시간도 안 남았고 처리해야 할 안건이기 때문에 오늘부턴 (협상 주체들의) 태도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여야 교섭단체 3당은 선거법 협상을 위해 오는 31일 비공개 '3+3(각 원내대표 외 1인)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및 각 당 실무 의원이 참여하는 '2+2' 정치협상회의는 이날 오후 비공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상 조문을 이유로 불참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통계청이 문재인 정부 이후 비정규직이 늘어났다는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선 "국제기구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다 보니 잠재됐던 것이 현실화됐던 것이지 숫자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며 "고용상황이 악화된 건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가 되다 보니 6~70세에 일하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졌고 그 분들이 비정규직이 많다"고 했다.
이어 양극화 해소 방안에 대해선 "저성장 기조에서 양극화를 해소하는 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며 "소득보장도 중요하지만 사회안전망을 잘 갖춰 계층간 위화감을 없애는 정책을 같이 써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