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미 이벤트성 행보 "쉽지 않아"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각료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정보가 있다"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판문점 깜짝 회동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았다며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고 예고한 바 있어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흥미로운 부분'이 '스몰딜'에 대한 가능성과 지난번 판문점 회담처럼 '이벤트성' 행보가 이뤄질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는 스톡홀롬 실무협상이 열리기 전인 지난 2일 협상안으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검증 가능하도록 폐쇄하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3년간 북한 석탄과 섬유 수출 규제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무협상은 당시 결렬됐지만, 미국 측은 계속해서 협상은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스톡홀롬 실무회담 결렬 직후 "어느 시점엔 중대한 재건(a major rebuild)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해 이 내용이 무엇일지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북측에서 꺼낸 '금강산 관광' 관련 미국이 제재 유예를 내려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금강산에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하겠다"며 우리 측에 통보해왔다. 우리 정부에선 금강산 개별관광이 대북제재를 뚫는 '창의적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 이를 재건하기 위해선 '대북제재 유예'가 핵심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금강산사업소 총소장을 지낸 심상진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 지구뿐 아니라 원산, 갈마 해안지구 등을 언급하면서 북한은 제재를 푸는데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심 교수는 "일을 벌여놓고 활용을 못하면 내부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제재를 풀어야 손님이 오지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앞선 경험처럼 김 위원장의 깜짝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성남 주아세안 대사는 24일 외신기자 클럽에서 김 위원장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해 "기회의 창이 완전히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았다"며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현재 북측 메시지는 강경한 상황이다. 물러났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대남 담당)이 27일 "미국이 시간 끌기를 하면서 이해(올해) 말을 무난히 넘겨 보려고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북미 정상의 이벤트성 행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길섭 원코리아 센터 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최근까지 북미 간 통화, 친서 등을 통한 물밑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그 상황에서 서로 기 싸움을 하면서 타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을 데드라인을 정했지만, 내년 봄에 북한과 미국 내부 정치 일정상 이해관계가 맞아 들기 때문에 뭔가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이나 최고위급 회담 등으로 북한이 설정한 데드라인이 내년 봄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연구소 안보통일센터 센터장도 통화에서 '흥미로운 부분'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데 쉽지는 않은 것"이라며 "다만 지금은 최종결심 이전에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일' 거론 이후 6월 깜짝 판문점 회동이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이벤트성 만남이 이뤄진 바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북미관계에 있어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없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