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참관객 "연설 내내 야유...생각보다 더 실망"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공정과 공존"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준연동형비례 선거제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입장 변화도 촉구했다. 확장적 재정 예산에 대한 협조도 당부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남 탓만 한다"며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를 향한 박수도 없었다.
한국당 의원들의 야유는 이날 이 원내대표가 20여 분가량 연설하는 동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과 관련해 "공정"을 언급하자 가장 크게 터져나왔다.
이 원내대표가 "청년들의 지적을 뼈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학생부 종합전형 전면 개선, 2025년까지 자사고 등 일반고 전환 등을 입시제도 개혁안으로 제시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말로만 한다", "조국부터 구속시키세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가 검찰개혁과 선거제개혁에 대해 한국당의 태도 변화를 요구할 때도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 원내대표가 "지금 대한민국에서 오직 한국당만 검찰개혁의 핵심인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면서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을 벌이고 있다"며 공수처 법안이 중립적이라고 강조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조국 구속이 먼저다"고 외쳤다.
선거제도에 대해서도 이 원내대표가 "여섯 달이 지난 지금까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했다. 한국당의 한결같은 외면과 어깃장 때문"이라고 하자 한국당 의원들 쪽에서 "의원 정수 확대한다고 하니 그러지"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어 이 원내대표가 국회개혁의 일환으로 정당의 보이콧 방지조항 신설, 국민소환제 도입과 국회의원 윤리 강화방안을 마련하자고 한 뒤 "이런 점에서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추진 시, 국회를 폭력과 탈법의 장으로 전락시킨 것은 돌아볼수록 참으로 유감스럽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의 벽 뒤에 숨어 셀프 변론과 수사 거부로 임할 것이 아니라 검찰 수사에 응하는 것 또한 국회 특권 폐지의 첫걸음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고 하자 "불법 사보임부터 수사해야 한다", "대통령하고 민주당이나 잘하세요"고 했다.
이 원내대표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2%에 미달할 수 있다는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 한국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때도 "남 탓만 한다"는 얘기가 다시 나왔다.
이날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 참관석에는 취재진 외에 다수의 학생과 일부 지역에서 올라온 참관객들로 가득찼다. 연설을 참관했던 한 학생은 "말하고 있는데 (한국당 의원들이) 자꾸 뭐라고 해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실망했다. 어른들이 자꾸 싸우니 좋게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여당의 정책 기조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경남 밀양에서 연설을 듣기 위해 올라왔다는 50대 남성은 "연설을 잘 들었지만 한 가지 아쉬웠다. 나는 아버지 대부터 슈퍼마켓을 60년 동안 하고 있는 자영업자인데도 재래시장 활성화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예산 낭비라고 생각한다. 미래 먹거리에 치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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