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용 연쇄 만남…"檢개혁처럼 재벌개혁에 의지 보여줘야"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직접 민생 경제를 챙기고 있다. 특히 기업 현장을 연이어 찾아 기업의 투자와 상생을 격려하는 등 경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의기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2.4%를 여러 여건상 달성하기 쉽지 않겠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세계 경제의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규제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가 부쩍 잦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대외경제 하방리스크의 대응해 경제 활력을 높이고 침체된 내수 경기와 성장 모멘텀을 어떻게서든 살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것도 사실이다. 최근 '경제'를 자주 언급한 문 대통령은 그간 여러 차례 한국의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고 했다.
지난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 관련 장관들을 정부서울청사로 소집해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건설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부양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경제 현장을 잇달아 방문한 것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인프라 확충과 기술력 강화로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정부와 기업의 공감대가 있지만, 특히 정부로서는 투자를 통한 경제의 활로를 뚫고 일자리 확충을 기대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지난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찾은 문 대통령은 7년간 13조10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한 삼성에 고마움을 표했다. 국가 및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보이기 때문이다. 15일 경기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를 찾아 미래차 분야에 2025년까지 총 41조 원의 투자 방침을 세운 현대차도 격려했다.
특히 각각의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재계 인사들과 만난 점이 주목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마주했다. 이 부회장과 만남은 9번째, 정 수석부회장과는 취임 이후 11번째, 올해에만 7번째 만남이다. 회동 당시 거액을 투자한 결정에 대해 격려하고 공개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를 두고 갖가지 분석과 해석이 나온다. 현장을 찾아 직접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기를 살려주는 측면은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있다. 청와대는 친기업 행보라는 지적에 선을 그었으나,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재벌 개혁 기조에 대한 오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정부가 재벌 개혁과 공정 경제의 구호가 많이 사라진 측면이 있는 상황에서 재벌들을 만나는 것은 (국민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고, 정부의 재벌 개혁 의지가 사라진 게 아닌가라고 읽힐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지금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검찰 개혁처럼 재벌 개혁에도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