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北, 남북관계보다 북미협상 우선시하는 태도 때문"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오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 경기에서 손흥민과 '인민 호날두' 한광성의 맞대결이 기대를 모았지만, 생중계 없이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중계권의 경우 월드컵 최종예선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갖고, 1·2차 예선은 주최국이 갖는다"면서 "다만 남북 간 경기가 라이브로 중계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북한은 우리측이 요구했던 '응원단 파견'에도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남북 간 축구경기가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북한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남북관계는 계속해서 소강국면에 머무르고 있다.
사실 우리 정부는 체육행사를 통한 교류가 남북 간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에 대한 기대가 컸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하면서 남북관계에 순풍이 불었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차례로 열린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전국체전에 참석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꿈꾼다"고 밝히면서 '스포츠 행사'를 통한 남북관계 발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미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남북관계는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결렬돼 상황은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남북관계 소강상황은 북미관계를 우선시하는 북한의 의도가 반영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미협상이 진행된 뒤 남북관계가 정상화 될 거라고 내다봤다.
신범철 아산연구소 안보통일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사실상 북한이 답을 주지 않으면서 응원단을 허용하지 않을 거란 의미를 밝힌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지속적해서 요구했던 응원단 파견 요구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 먼저 대화를 하겠다면서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남북대화는 사실상 차후 북미 실무협상 재개되면 내년부터 가능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북한 전문가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도 통화에서 "북한은 스포츠를 단순한 체육이 아닌 정치·외교적 협상국면에 이를 사용해오고 있다"며 "평창 올림픽에서도 핵보유국에서 비핵화 전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활용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월드컵 예선 경기가 북한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면, 이를 활용해 무언가 이벤트를 만들어 냈겠지만, 지금은 북한이 미국과 직거래를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무언가 만들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응원단 파견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10일 우리 축구 국가대표 선수단은 13일 베이징을 경유해 14일 평양으로 가는 일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