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근 "안 전 의원 행보 계획된 것…안철수계 변혁 활동 중"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이 6일 독일 체류를 마치고 귀국이 아닌 미국행을 알렸다. 당장 안 전 의원과 함께하기를 희망했던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의 계획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의원 역시 안 전 의원의 미국행은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변혁을 결성하자 정치권에서는 분당이 시작됐다고 보았다. 여기에 안 전 의원이 최근 책 출간을 알리면서 정계복귀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변혁에 참여한 의원들로서는 안 전 의원이 귀국할 경우 유 의원과 함께 다시 한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당시와 같은 시너지를 예상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그러나 안 전 의원이 귀국이 아닌 미국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변혁의 계획도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변혁 대표를 맡은 유 의원은 7일 안 전 의원의 미국행과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 본인의 뜻이 중요하다. 기다려 보자"며 "(안 전 의원과)연락을 했었고, 또 필요하면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안 전 의원의 미국 유학 사전 교감'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답했다.
이어 안 전 대표가 연말까지도 오지 못할 거란 전망에도 "오고 안 오고 (문제) 보다 본인의 뜻이 중요하다"고만 밝혔다.
계속해서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에 관심이 몰리자 유 의원은 "변혁에 함께하는 15인의 의원들이 당연히 똘똘 뭉쳐서 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15명 의원 중엔 안 전 의원과 함께 정치활동했던 이태규·김수민 의원 등이 함께하고 있다. 따라서 유 의원의 발언은 변혁에 안 전 의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뿐 이미 충분히 정치적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안 전 대표의 정계 조기 복귀가 불발됐지만, 유 의원을 비롯한 변혁은 안 의원을 향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6일 유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년당원과의 간담회를 열고 안 전 의원과 관련해 "당분간 미국에 있어서 국내정치에 복귀하기는 저는 쉽지 않을 것이라 보지만, 어차피 정치하려고 뜻을 세운 분이 아닌가"라며 "마땅히 힘을 보태주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함께 있었던 김철근 변혁 대변인도 "유 의원이 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안 전 의원을 만나러) 미국이 아니라 우주라도 갈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혁은 안 전 의원의 미국행이 국내 정치의 영향을 받은 거라는 주장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김 대변인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안 전 의원 측근들이 언제 올 거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지금 '귀국 시기', '유럽에 있다가 미국에 갔다'는 내용이 국내 정치 상황하고 연결지을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안 전 의원의) 원래 계획에 있었고, 유럽에 일년 간 있으면서 여러 상황으로 봐서 미국에 가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외국에 나가 있는 안 전 대표가 국내 정치상황에 일희일비 하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다만 안 전 의원과 정치활동을 같이 했던 의원들이 변혁에 참여하고 있다. 그걸 보고 해석해 주시라"고 밝혔다.
변혁 내에서 안 전 의원에게 거는 기대감 등에 대해서도 김 대변인은 "자꾸 안 전 의원과 (상황을) 연결지어서 안 된다"고 답했다.
변혁 소속 의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안 전 의원의 귀국을 원하는 목소리는 있었으나 본인 의견을 존중하자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만큼 변혁이라는 비상 체제로 활동할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혁을 향해 날선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변혁이라는 이름의 모임을 만들어 유 의원이 대표를 맡고 대변인까지 임명했다고 한다"면서 "이 모임에서는 공공연하게 탈당이나 신당창당 논의가 전개되고 당원으로선 전혀 해선 안 될 해당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당헌 윤리규범의 제4조 2항은 모든 당원은 서로간 신의와 존중을 바탕으로 당 발전에 협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조 1항은 사회 상규에 어긋난 언행으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켜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유 의원을 위시해 변혁이라는 분파적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의원들·지역위원장들은 이 규정들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 대표로서 이 분파적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당원들은 해당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며 "당 기강 확립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