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초월회, 정쟁 위한 성토 장으로 변질" 돌연 불참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한건우 영상 인턴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공방이 서초동과 광화문 장외 집회로 이어지며 '정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매달 초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5당 대표가 만나는 초월회가 여당 대표가 불참한 채 열렸다. 문 의장을 비롯한 여야 4당 대표는 직간접적으로 이 대표의 불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모두발언에서 "앙꼬 없는 찐빵같이 여당이 빠지니까 이상하다. 신랑이 없고 신부들만 있는 자리에서 주례를 서는 기분"이라며 이 대표의 불참에 대해 간접 비판했다. 문 의장은 국민이 서초동과 광화동으로 나뉘어 각자 '조국 수호', '조국 반대'를 외치는 것과 관련 "연이어 밀어닥친 태풍과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확산, 악화되는 체감 경기로 인한 국민의 상심과 고통이 너무나 크다"며 "근데 국민은 국회와 정치권만 바라보고 있는데 우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민생은 내팽개치고 진영싸움에 매몰돼 국민을 거리로 내모는 형국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조국 한 사람 지키겠다고 이 정권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 그다음 온 나라가 최악의 분열과 논란에 빠져 있다"며 "국민들이 광장으로 뛰쳐나간 이유 중 하나는 '의회정치' 실종이기도 하지만 대통령과 청와대가 국회를 철저히 무시하고 권력으로 우리를 짓누르는 행태에서 비롯되기도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의회정치 붕괴를 부르짖는 문 정권 오만과 독선부터 따져야 한다"며 "여당도 청와대만 쳐다볼 게 아니라 백척간두에 선 나라를 살피고 야당과 지혜를 모을 때"라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 대표 불참에 대해 "나라가 완전히 둘로 나뉘었다. 근데 이 자리에 여당 대표가 나오지 않은 생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졌다"며 "대화, 소통을 하고 '나만 잘났다', '나만 옳다' 이러지 말고 같이 우리나라 국정을 염려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 대표가 안 나오셔서 아쉽다"며 "전쟁 중에도 서로 대화를 하고 협상을 하는데, 지금과 같이 국민들이 걱정이 많고 위중한 시기에는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역시 "국민들 걱정은 분열과 갈등, 민생정치 실종, 이 두 가지다. 그 책임자들이 이 자리에 있다"며 "이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고 안타깝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초월회가 민생을 위해 도모하는 장이 아니라 정쟁을 위한 성토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어, 태풍 피해, 아프리카 돼지 열병,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가뜩이나 예민해져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고려해 불참을 결정했다"며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한편 이날 문 의장과 여야 대표들은 초월회와는 별개로 정치 개혁, 각종 현안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는 '정치협상회의'를 신설해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