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동시 특검하자"… 의혹 정면돌파?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과 비슷한 의혹으로 이목이 집중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녀에 대한 동시 특검 요구로 정면돌파를 선언한 가운데 일각에선 나 원내대표가 의혹을 풀고 상황을 반전시킨다면 대권 주자급 입지를 다지게 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조 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의 불똥으로 나 원내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은 크게 △아들 연구 특혜 △사학비리 △원정출산이다. 먼저 아들 연구 특혜 의혹은 나 원내대표 아들이 고교 시절 특혜를 받아 수준 높은 연구로 입상, 국제 학술행사 발표 제1저자 등의 성과를 얻었고, 이를 이용해 미국 명문 대학에 입학했다는 내용이다. 나 원내대표는 "아들은 원래 성적 우수생"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아들이 참여했던 실험에서 연구윤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 등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시민단체 등의 고발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사학비리의혹은 조 장관 일가가 소유한 웅동학원 의혹과 대칭되는 의혹으로 나 원내대표 부친이 운영한 홍신학원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시 교육청에 약 24억원 상당의 법정부담금을 내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최근 이슈가 돼 가장 시끄러웠던 건 아들 원정출산과 이중국적 의혹이다. 당내에서도 홍준표 전 대표가 '이중국적 여부를 확실히 밝히라'고 해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 나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작심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정출산이 아니냐고 하더니 이제는 이중국적이 아니냐고 한다. 둘 다 아니라고 다시 말씀드린다"면서 "제가 부산지방법원 근무 당시 서울에 와서 아이를 낳았다고 수없이 말해도 희생양 삼아서 가짜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 조 장관, 황교안 대표, 본인 자녀에 대한 의혹에 대해 동시 특검을 하자며 승부수를 던진 상황이다. 여당에서 '물타기'라며 무시하고 있지만 만일 성사가 되거나, 다른 방식을 통해서라도 나 원내대표가 본인 의혹에 대해 해명한다면 존재감을 크게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의혹에 대해) 조 장관은 전혀 해소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나 원내대표가 본인에 대해 풀기만 한다면 당연히 존재감은 커질 것"이라며 "(홍 전 대표로 인해) 잡음도 있었지만, 결국엔 나 원내대표도 의혹 해소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당당한 태도가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특검을 하자는 게 뭔가. 자신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나 원내대표에 대한 당내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저런 힘든 부분도 많겠지만, 조 장관 정국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특검 자체가 성사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여지지만, 본인이 의혹이라도 푼다면 아마도 조 장관 사태로 정신 못차리는 여당이 할 말이 없지 않겠나"라며 "현재도 정치권 여기저기서 나 원내대표가 대권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의혹만 제대로 푼다면 몸집이 꽤나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 전·현직 인사들이 릴레이 삭발 투쟁을 벌이는 중 이름이 집중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가 삭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23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나 원내대표가 조 장관이 임명된 날 삭발 의사를 내비쳤지만, 다른 모든 의원들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삭발 릴레이에 참여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데, 또 많은 분들이 반대도 하신다"며 "(제가) 투쟁하는데 주저하는 의미가 아니라 투쟁이 갖고 있는 의미를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