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숙→황교안→김문수→?, 한국당 릴레이 '삭발' 이어져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전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이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17일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을 촉구하며 삭발했다. 한국당 내에선 박인숙 의원이 처음 삭발을 시작한 이후 황 대표와 김 전 지사까지 동참하며 릴레이 삭발 투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정치권에선 다음 타자가 누가 될 것이냐를 두고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황 대표가 삭발했던 장소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했다. 이 자리엔 이재오 전 의원과 박대출·윤종필 한국당 의원도 참석했다.
김 전 지사의 머리는 박 의원이 직접 깎았다. 박 의원은 지난 5월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스스로 삭발한 이력이 있다. 삭발하는 동안 눈을 질끈 감은 김 전 지사 눈에선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어제 황 대표가 야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머리를 깎는 것을 보면서 저도 같이 깎으려고 했는데 당의 여러 사정으로 같이하지 못하고 오늘 깎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당을 향해 "더 강력한 투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고 조 장관을 감옥으로 보내는데 더 힘차게 나서 달라"며 "국회의원들 모두 머리 깎고 의원직을 던져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의 요구대로 보수 진영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현역 의원들의 삭발 등 강력한 투쟁이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나 원내대표가 원내지도부의 수장으로서 삭발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날 황 대표 삭발식 현장에서도 일부 지지자들이 "나 원내대표도 머리를 깎아야 한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나 원내대표를 겨냥해 "정치는 책임이기 때문에 못 했을 때는 사퇴하고 바로 다음 사람이 나서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내가 있어 조국을 못 막았다, 죄송하다고 하고 본인이 삭발하는 결기를 보여야 하고, 그게 지금 돌아온 나경원의 시간"이라고 했다.
삭발을 촉구하는 일부 목소리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대안정치연대' 소속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나 원내대표의 삭발 가능성에 대해 "(삭발은) 황 대표 한 분으로 족하다. 그런 일은 이제 정치권에서 하지 말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