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한국당 농성장 밖에서 '나경원 삭발' 언쟁
[더팩트ㅣ청와대=이원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삭발을 강행한 16일 한국당은 늦은 밤까지 청와대 앞에 남아 철야 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은 '촛불 의식' 등을 통해 재차 문재인 대통령과 조 장관을 규탄하며 동요 '등대지기'를 불러 궁금증을 유발했다.
또, 농성장 밖에선 지지자들이 자리를 지키며 이를 지켜봤다. 다만 나경원 원내대표의 삭발을 놓고 지지자들 사이에 언쟁이 벌어져 소란이 있기도 했다.
이날 오후 황 대표가 삭발을 마친 뒤로도 해산하지 않은 현역 의원들, 당협위원장들, 당 관계자들은 날이 저물자 촛불 의식을 벌였다. 의식은 마치 장례식을 연상하듯 하얀 바탕에 검은 글씨로 '근조(謹弔) 자유 민주주의!'라고 쓰여진 배경 앞에서 묵념을 하는 등으로 진행됐다. 황 대표, 나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의원, 당협위원장들이 순서대로 의식에 참여했다. 몇몇 의원들은 묵념 후 "투쟁!", "자유 민주주의는 죽었습니다!"라고 소리치며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들은 의식 뒤 촛불을 들고 배경 앞에 차례대로 앉았다.
당 관계자들까지 모두 의식을 마치자 이들은 촛불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정부와 조 장관을 규탄했다. 특히 이들은 입을 모아 동요 '등대지기'를 부르기도 했다. 사회를 본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우리 모두는 이 땅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는 하나의 외로운 등대라는 생각이 든다"며 "어린 시절에 등대지기라는 노래를 불러봤을 것이다. 함께 부르는 순서를 갖겠다"고 했다.
이에 황 대표를 비롯해 몇몇 의원들은 휴대전화에 곡 가사를 띄우기도 했다. 이어 이들은 사회자의 인도에 맞춰 한목소리로 등대지기를 불렀다. 등대지기 합창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고, 반주와 함께 한 번 더 진행됐다. 이들은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비장한 표정으로 짧은 합창을 마쳤다.
경찰이 출입을 제한한 농성장 밖에선 황 대표가 삭발할 때부터 나와 있던 지지자들이 여전히 남아 촛불 의식 등 농성을 지켜봤다. 일부 과격한 지지자들은 내내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며 욕설을 반복하기도 했다.
또 한쪽에선 지지자들 간에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왜 황 대표만 삭발하냐. 나 원내대표도 삭발하라. 국회의원들이 왜 가만있냐"고 따졌고, 이에 다른 지지자가 반발하며 약간의 소란이 일었다. 이후로도 지지자들이 저마다 무리로 모여 황 대표의 삭발에 대한 평가 및 당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촛불 시위 이후론 의원들이 돌아다니며 지지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있었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역시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지자들은 "황교안! 황교안!"을 외치며 감격스러운 듯 기뻐했다. 이중엔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이름있는 우파 유튜버들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