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허락할 때까지 단식 멈추지 않을 것"
[더팩트ㅣ국회=이원석·문혜현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전날(15일)부터 단식에 돌입한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조국의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단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늘이 전혀 들지 않던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은 햇볕이 내리쫴 가만히 서 있기 힘들 정도였다. 그곳에 쳐진 작은 천막 아래에 앉아 이틀째 단식 중인 이 의원은 취재진이 다가가자 웃으며 "반갑다"고 인사했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그의 얼굴은 약간 상기된 상태였다.
취재진은 이 의원에게 짧은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는 흔쾌히 응했다. 인터뷰를 위해 이 의원 옆에 앉았다. '천막이 햇볕을 가려주니 좀 낫겠지'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햇볕만 조금 덜했을 뿐 천막 안도 달아오른 열기로 뜨거웠다.
'어떤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하게 됐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담담하게 자기의 생각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보통 이런 최악의 경제 상황에선 추석 민심이 '경제를 살려라', '민생을 돌봐라', '국회에서 싸우지 말아라' 이런 얘기들을 듣는데, 오히려 이번엔 '조국은 안 된다', '이 나라 진짜 어떻게 되는 거냐'는 걱정이 가장 많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조국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이 민심을 받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조 장관이 딸의 장학금 특혜 의혹과 관련 '몰랐다'고 해명한 것과 관련 "얼마나 위선적인가"라며 사모펀드 부정 투자·사학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자격이 되지 않는다. 정말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조국이 반드시 사퇴해야 하고, 또한 그런 조국을 임명한, 또 지금까지도 법무부 장관으로 삼고 있는 문 대통령은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장관 취임 직후 법무부 고위 간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조 장관 가족 관련 수사에서 빠지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던 것과 관련해선 "말이 되나.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사람을 배제하자는 건 수사를 대충 하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노했다.
이 의원은 법무부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제한하는 '공보준칙'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역으로 최순실 수사가 진행될 때 박근혜 정부에서 '피의사실을 공표하지 말라', '피의자 인권을 위해 포토라인에 세우지 말라'고 말한다면 어떻겠나"라며 "그랬다면 당시 문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했겠나. 조국이 트위터에 뭐라고 썼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오히려 지금은 검찰에게 더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하라고 해야 한다. 스스로 불신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조 장관이) 법무부 장관이 되자마자 그런 것을 추진한다는 것은 오해를 받아도 아주 크게 받을 일이다. 누가 봐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조 장관 논란과 열변을 토하던 이 의원은 취재진이 '지도부에선 단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표정을 약간 누그러뜨렸다. 그는 "지도부에서야 한편으론 미안하고, 한편으론 고맙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잠시 뒤 1시면 단식을 시작한 지 24시간이 되는 때다. 이 의원은 '건강은 괜찮냐'는 질문에 "그럼요"라고 자신 있다는 듯 답했다. '언제까지 단식을 할 생각이냐'고 묻자 그는 담담하게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 서구갑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18대부터 국회에 입성해 현재 3선째다. 이 의원은 조 장관이 임명되기 전이던 지난달 말부터 광화문 등에서 조 장관 임명 반대 1인 피켓시위를 벌여 관심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