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수사 기피하는 이유

경찰이 패스트트랙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출석을 요구받은 자유한국당 의원 59명은 응하지 않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의장부터 수사하라며 불응 입장을 밝혔다. /국회=이덕인 기자

경찰, 황교안·나경원 출석 요구…한국당 "국회의장부터 해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7월 임시국회가 종료된 가운데 경찰의 패스트트랙 수사가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30일까지 다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의 소환 조사에 따르고 있지만, 출석 요구를 받은 59명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단 한 명도 응하지 않고 있다.

이중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장 다음주 이들의 소환조사를 요청했지만, 두 사람 모두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알다시피 이 패스트트랙 불법 폭거의 본질은 다른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회의장의 불법 사보임부터 시작이 된 것"이라면서 "순서대로 해야 한다. 국회의장 수사부터 먼저 하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불법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부터 시작이 됐다"면서 "따라서 이 수사의 순서로 보아 당연히 국회의장부터 조사하는 게 맞음에도, 이 경찰 소환은 매우 정치적으로 이뤄졌다는 의심이 상당히 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황 대표 측도 '현재 수사는 거꾸로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경찰이 출석을 요구한 의원은 한국당 59명·민주당 35명·정의당 3명 등 총 97명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출석에 응하지 않는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강제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제 수사 계획을 정해놓고 하는 건 아니"라면서도 "다만 이 사건은 소환이 원칙이다. 소환을 안하고는 다른 대체수단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경찰 출석요구서를 SNS에 올리고 경찰에 출석할 거다. 한국당 의원들은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법위의 존재인가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 의원들의 출석을 촉구했다. 민주당 기동민·박범계·김영호·박주민·최인호·권칠승 의원 등은 경찰에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은 상태다. 지난달 29일 박 의원은 출석요구서를 SNS에 게재하며 "자한당 의원들은 거듭된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 자한당 의원들은 법위의 존재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한국당을 향한 비판 의견을 드러냈다. 지난달 30일 이해찬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의 장외투쟁을 언급하며 "지금 한국당이 있어야할 곳은 국회다. 국회 폭력사태에 대한 경찰 조사도 불응하며 장외로 나갈 생각만 하려는 것은 공당의 자세로볼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한국당 의원들은 장외로 나갈 것이 아니라 경찰에 출석해야 하며, 경찰과 검찰 역시 불법폭력 증거가 뚜렷한 바, 강제 구인을 포함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이성을 찾아 정당한 법 집행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도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막은 게 국회법 위반이고, 지금 경찰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도 법을 깔아뭉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서기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상 피의자가 세 차례 이상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경우 경찰은 강제로 신병 확보에 나선다. 하지만 현역 국회의원을 체포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가 9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면 회기 중에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 때문에 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임시국회가 끝나고 아직 정기국회가 시작되기 전인 현 시점에서 경찰이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의 소환조사와 보강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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