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내 우리 기업에 대한 관심·협조 요청도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전쟁 참전 등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를 강조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을 공식 방문한 아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아비 총리와 에티오피아 대표단 여러분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총리는 우리 정부가 맞이한 첫 번째 아프리카 정상이어서 더욱 의미가 특별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에티오피아 총리 방한은 2011년 멜레스 제나위 총리 방한 이후 8년 만이며, 이번 아비 총리 방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아프리카 정상으로는 최초 방한이다.
문 대통령은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군 '각뉴(Kagnew) 부대'를 파병해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매우 고마운 나라"라며 "한국인들은 그 고마움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을 함께 치렀던 에티오피아와 한국은 이제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를 향해 비난을 이어가는 등 남북관계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에티오피아는 오랜 적대관계에 있던 에리트레아와 역사적인 평화 협정을 체결했고, 남수단 분쟁 중재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아프리카 내 평화 프로세스를 선도하시는 총리님의 열정과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유네스코 평화상 수상을 축하드린다"고 했다.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평화 협정 체결 등 평화 증진 공로로 지난 4월 유네스코(UNESCO) 평화상(펠릭스 우푸에-부아니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아프리카의 중심 국가인 에티오피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혈맹관계이고, 또 많은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총리님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우호 협력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고, 또 함께 성장해 나가는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와 한국은 역사적인 유대관계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현재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을 본받고자 하고 있고, 에티오피아 역시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에 영감을 많이 받고 있다"며 "에티오피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국가들이 향후 몇십 년 내로 많은 경제 발전을 구가할 수 있도록 한국이 보여준 귀감에 따라, 그 발자취를 따라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비 총리는 "현재 에티오피아에서는 한국과의 관계를 한 단계 더 격상을 시켜서 전략적인 파트너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며 "에티오피아와 한국과의 양자관계 뿐만 아니라 한국과 아프리카의 모든 국가와의 관계가 한층 더 증대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간의 군사적인 긴장 완화를 언급하면서 "마찬가지의 그런 성과가 한반도의 남북관계 간에 목도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하겠다"고 했다.
한편 양 정상은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으로 맺어진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를 ▲무역‧투자 ▲개발협력 ▲환경·산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호혜적 실질 협력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신설될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통해 구체적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양 정상은 양국 간 통상 및 투자 증진을 위해서는 투자보장협정 체결,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설립 등을 통해 투자 환경을 개선해 나갈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고, 관세행정 현대화, 양국 간 표준 협력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애로 사항에 대해 아비 총리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아비 총리는 양국 간 개발협력 사업이 산업인력 육성 및 과학기술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에티오피아 산업화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점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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