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한미동맹과는 별개 사안"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청와대가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결정이다. 이로써 향후 동북아시아 정세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미국이 원했던 협정이었던 만큼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안보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초래돼 지소미아를 지속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외교장관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자, 우리 정부가 일본 측에 강경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8·15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에 대한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 일본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보도들이 쏟아졌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 입장에선 전날 열린 한일외교장관회담에서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성과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소미아는 2016년 당시 미국의 주도로 한미일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체결됐기 때문이다.
현재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면담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지소미아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비공개 면담에서 이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발표 직후 "지소미아 종료 검토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한일 간 안보문제와 한미동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서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구체적인 설명을 들어야 하지만 정부가 무슨 판단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물론 일본이 시작한 문제이지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싶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일본이 경제보복을 시작한 것은 맞다"면서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중대한 시점에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잘못은 아니지만 (이 결정으로) 한일관계가 이렇게까지 몰락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22일 우리 정부의 결정 직후 중국에서 돌아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것(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미동맹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한미동맹은 끊임없이 공조를 강화하면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는 논의도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