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우지 경제 체제로부터 이제는 탈피해야"
[더팩트ㅣ이철영 기자·청와대=신진환 기자]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를 결정에 우리 정부 대응과 관련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라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의 연장 거부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차장은 2일 오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일본을 향해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로 규정하며 "앞으로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이번 조치에 지소미아 연장 거부를 대응 카드로 꺼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소미아 연장 거부 검토와 관련해 "양국 간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하는 데 기반으로 되는 협정"이라면서 "일본이 우리에 대한 신뢰가 없고 안전보장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우리와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일본은 한번 이것에 대해서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우리의 수출이 증가하면 할수록 일본으로부터 핵심 소재와 부품 수입이 동시에 증가하는 가마우지 경제 체제로부터 이제는 탈피해야 한다"라며 "만약 20년 전에 일본이 오늘의 조치를 우리에게 취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했다.
특히 김 차장은 일본의 이번 조치로 국민의 걱정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영향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신 것을 알고 있다"면서 "정부는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국민들과 힘을 합쳐 이번 위기를 일본에 대한 가마우지 경제 체제의 고리를 끊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 공업화 정책선언'으로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극복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의 '소재 부품 산업 육성 전략'으로 부품 산업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번에 직면한 어려움을 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자립하는 기회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차장은 강제징용 문제 등 일본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일본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제의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일본은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 번번이 사실 왜곡과 거부로 일관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우리 정부 고위 인사가 두 차례나 일본을 방문해 일 측 고위 인사를 만났었다고도 확인했다.
김 차장은 "윈스턴 처칠은 생전에 '싸워본 나라는 다시 일어나도, 싸우지도 않고 항복한 나라는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라는 말을 남겼다"면서 "우리 역사는 우리가 위기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간 저력이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저력은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결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어려운 시기이나 분명히 우리는 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국민의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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