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위기감 고조…"회의감 든다"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지속되는 혁신위원회 갈등에 바른미래당 전·현직 지역위원장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도대체 총선을 치를 수 있나"라며 손학규 체제 지도부를 향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구로구갑 지역위원장 등 전·현직 지역위원장 50여명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미래당 정상화를 위한 전·현직 지역위원장 비상회의'를 열고 당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엔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태규·신용현·김중로 의원과 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인사말에 나선 오 원내대표는 "혁신위는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우리가 새로운 혁신을 통해 당이 자강하기 위한 불가피한 마지막 선택이었다"며 "그럼에도 손학규 대표가 당규를 정면으로 뒤집고 혁신안 의결을 거부했다. 자기가 주장한 혁신위, 자신들이 다수파인 혁신위에서 예상을 깨고 불리한 결론을 내니까 이 부분에 대한 결정에 불복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래놓고 외부 압력을 운운하면서 욕보이고 책임을 돌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며 "당 대표가 당헌당규 위반을 조장하는 상황에서 총선 준비가, 총선 승리 기약이 가당키나 한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태규 의원은 "혁신위원들이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현재 당내 문제와 내년 총선에 대한 비전을 들어보고 평가를 하자는 것"이라며 "저는 지극히 온건하고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민주 정당의 지도자라면 왜 당원 지지자의 평가를 받는 걸 거부하는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지난 24일 최고위에 불참한 권은희 최고위원은 "젊은 청년들에게 전권을 주고 해보라고 했으면 수용해야하는 것이 당 대표의 도리"라며 "맘에 안든다고 무시하고 그들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게 도리인가. 이런 모습을 보고 그나마 다른 층에 비해 우리당을 지지하는 청년 층에서 더 지지하겠나"라고 목소리 높였다.
지역위원장 대표로 나선 김철근 구로구갑 지역위원장은 "내년 총선이 9개월 남았다. 당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도대체 총선을 치를 수 있는 것인가라는 위기와 회의감이 든다"며 "사실상 바른미래당은 식물정당이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고 성토했다.
약 한시간 반 동안의 회의 끝에 김 위원장은 결과 브리핑에서 "손 대표의 사당화가 도를 넘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동아시아미래재단 등 사조직 멤버가 당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데 대해 시정조치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대환 혁신위원장의 선임과 사퇴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 독단적 당 운영은 명백한 당무 거부, 해당행위임을 시인해야 한다"며 "추석까지 10% 지지율이 되지 않으면 사퇴한다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4·3 창원 성산구 보궐선거와 관련해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선 손 대표를 향한 비난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윤리위 제소를 넘어 형사 고발을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안철수 전 대표가 복귀해 손 대표에게 퇴진을 요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당내 내홍에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손 대표는 "총선 체제로 갈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갈등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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