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文-黃 회동, 모든 문제 풀 수 있는 해결 방안인가?"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영수회담에 대해 청와대가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원해왔던 만큼 협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치와 추가경정예산을 논의하기 위해 황 대표에게 일대일 회동을 제안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일대일 회동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 방안인가 되묻고 싶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이) '추경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하면 (추경을) 하겠다', '대통령이 나서면 무엇을 하겠다'는 게 여러 번 있었다"면서 "그러한 어려움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언급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과 민주당 원내대표단의 오찬을 겸한 상견례 자리 발언을 꺼내며 단독 회담이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관계자는 "그러한 문제들은 결국 국회 내에서 여야 간 협의와 논의 등을 통해서 풀어야 될 숙제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제 입장에서는 일대일 회동을 다시금 말씀주신다고 하면 더 드릴 이야기는 없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8일 여야 5당 대표와 회동이 끝난 뒤 문 대통령과 황 대표가 청와대 인왕실 창가에서 1분가량 대화를 나눌 당시 일대일 회동을 제안했다는 보도 내용을 부인한 바 있다.
황 대표는 지난 패스트트랙(신속지정안건) 정국 과정부터 줄곧 문 대통령과 일 대 일 영수회담을 요구해왔다.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방송 대담에 나선 문 대통령이 여야 5당 회담을 제안했지만, 황 대표는 양자 회담을 고집해 이뤄지지 못한 사례도 있다.
여야 5당 대표와의 회담을 마친 뒤에도 단독회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범위나 대상 등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고, 협의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 발표문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5당 대표가 모여서 얘기하다 보니 준비한 얘기도 다 못했다. 의미 있는 대화, 실질적 대화를 하려면 대통령과 제 1 야당 대표가 일 대 일로 만나서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향후 문 대통령과 황 대표의 단독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만큼 실제 영수회담 성사 가능성 희박해졌다. 이에 따라 협치 가능성도 난망이다. 특히 일본 경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추가로 제출한 추경이 처리되기는 더 어려워 보인다. 현재도 여야는 추경 처리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인다.
게다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표결과 지난달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경과 장관해임안·국정조사 카드를 맞바꾸자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과 황 대표의 일대일 회동이 꽉 막힌 정국의 물꼬를 틀 해법 중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영수회담에 나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대치 정국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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