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의 단식과 우리의 단식 가치 동등히 여겨주길"
[더팩트|문혜현 기자] 18일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 파행으로 권성주 위원의 단식이 7일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혁신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손학규 당 대표 측근 및 주변인들에 의해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혁신위 정상화와 간담회 수용을 촉구했다.
이날 이기인 혁신위원회 대변인은 "목숨을 건 단식을 감행하는 권 위원을 향해 면전에서 육두문자가 담긴 욕설을 퍼붓거나, 모욕적인 언사로 인격살인을 하는 등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며 비판했다.
앞서 지난 15일 손 대표 정무특보로 알려진 정 모 씨와 당 특별위원회 채 모 위원장은 단식 중인 권 위원을 향해 "어제 밤에 몰래 뭘 좀 먹었느냐, 짜장면 먹은 것 아니냐"며 비난했다. 또한 이들은 혁신위원회 해산을 촉구하는 전단지를 당 대표실 앞에서 뿌리기도 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해당 전단지는 손 대표 수행비서를 통해 이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손 대표 비서실은 이들의 국회 출입을 허용했고, 이들은 권 위원을 '개'로 묘사한 현수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이같이 손 대표 측근들과 보좌진의 불법행위 및 중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작 손 대표 당사자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목소리 높였다.
이어 "단식 중인 사람에게 욕설을 퍼붓고 갖은 조롱과 비하로 단식의 취지를 음해하는 것은 '인격살인'을 넘어 실제살인이 될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며 "손 대표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정식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고, 몰랐다면 해당 당직자들을 엄격히 처벌해야 하다"고 촉구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한 단식을 시작하면서 "단식은 본인의 몸을 상하게 하면서 상대의 각성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현재 무기한 단식 중인 권 위원 또한 마찬가지다. '계파의 대리전'이라고 더럽혀진 혁신위의 누명을 벗기고 당원들이 위임한 임무와 책임을 끝까지 완수하기 위해 생명을 걸고 단식에 임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디 손 대표는 본인의 단식과 권 위원이 감행하는 단식의 가치를 동등히 여기길 바란다. 손 대표 및 측근들의 책임있는 각성을 촉구하며 바른미래당 혁신위가 조속히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노력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주 혁신안을 반대하면서 사퇴한 주대환 혁신위원장은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변인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연락이 되지 않는다. 혁신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전화만을 선별적으로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손 대표가 저희들이 요청한 간담회를 받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손 대표 비서실은 해명에 나섰다. 비서실은 입장문에서 "마치 손 대표의 측근들이 소동을 부린 것처럼 묘사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주장"이라며 "어느 당이나 극성당원들은 있게 마련인데, 그 당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당 대표실에서는 즉각 제지하였고 이들의 본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니 손 대표의 측근이라고 했지만 현재 농성중인 권 위원을 비롯한 모든 혁신위원들도 손 대표가 직접 임명한 분들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한다"며 "당 대표 비서실장이 어제 권 위원을 찾아 일부 극성 당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유감을 전했고, (그들에 대한) 출입통제조치를 했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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