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방문 중 우연히 나온 속내?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중앙·서남아시아 4개국을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14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에서 "여전히 제 심장은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출마, 대선 도전 등에 대한 관심이 쏠리던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이 총리가 해당 발언을 한 것은 한국 의류 기업인 영원무역 공장을 방문해서다. 이 총리는 함께 간 방글라데시 정부의 세이프자만 초두리 국토부 장관에게 영원무역이 방글라데시 정부와 토지분쟁 소송 중인 것과 관련 원만한 해결을 요구했다. 영원무역은 항구도시인 치타공에 친환경 공업단지인 한국수출공업단지(Korea Export Processing Zone, KEPZ)를 조성했지만 방글라데시 정부가 10년이 넘도록 허가를 내주지 않자 소송 중이다.
이 총리는 "초두리 장관의 지역구에 KEPZ 투자가 이뤄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모범이 되는 해외 투자 사례"라며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지만 사실 서로 협력하기만 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초두리 장관은 "저도 장관이 되기 전에 사업가였고 지금 공직에 있지만 심장은 기업인"이라며 "한국의 KEPZ 투자를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라밋(Aramit) 그룹 회장, 치타공 상공회의소장 등을 지낸 초두리 장관이 이 장관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말을 들은 이 총리는 "그 문제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생산적 대화가 되길 원한다"며 "저도 지금 이 위치에 있지만, 여전히 제 심장은 정치인"라고 화답했다. 초두리 장관의 말에 대해 약간의 유머를 섞은 답변을 내놓은 것이었다. 다만 일각에선 이 총리와 관련 개각설, 총선·대선 출마설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권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