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日 경제보복' 원인 '강제징용 문제' 해법은?

전문가들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의 한반도 침략과 식민지 지배 과거사 및 중대 인권침해의 진실규명과 정의·인권 실현을 위한 기본법토론회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국회, '한일 과거사 문제 해법 모색' 토론회 개최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일본이 '경제보복' 카드를 꺼내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일본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양국 간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하는 상황이고, 우리 정부는 삼권분립 원칙 아래 대법원의 판결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경제보복의 원인이 된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당장 해결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연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없을까.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평화와 공존의 새 동북아 시대를 위한 한일 과거사 어떻게 풀 것인가' 토론회가 열려 이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엔 한혜인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역사연구소 박사, 안병우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대표, 신희석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소 박사,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등 전문가들과 이용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최근 일어난 일본의 경제보복 때문에 토론회는 높은 관심 속 진행됐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했던 의원들은 축사에서 일제히 '경제보복'에 대해 언급했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의 한반도 침략과 식민지 지배 과거사 및 중대 인권침해의 진실규명과 정의·인권 실현을 위한 기본법 토론회에 이용수 할머니가 참석해 앉아 있다. /뉴시스

행사를 주최한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두고 일본 정부가 급기야 한국 수출 산업에 대해 보복 조치를 단행했고,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입장은 매우 우려스럽고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아베 일본 정부의 무역보복으로 한일 양국 관계 악화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며 "이 시점에 이 토론회가 굉장히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법을 생각해보면 이 문제는 시간을 끌면 끌수록 어렵다"며 "북미 비핵화 협상을 하듯 톱 다운(Top-down)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전문가들의 강제징용 문제 해법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양기호 교수는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문제로 당장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해법으로 나온 세 가지 방안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거론되고 있는 한일 간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 방안으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 ▲한일 정부의 타협을 언급했다.

국제사법재판소에 대해선 "최소 3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비인간적이고 비인도적"이라며 "3년 뒤에 많은 분들이 돌아가실 수도 있는데 돌아가신 다음에 배상을 받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 후쿠시마 제소에 대해 2심 판결도 수용하지 않고 있는데, 최종 판결이 된다고 해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일 관계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제3국 중재위원회에 대해선 "한일 간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방안"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양국에서 설계를 해야하는데 난항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것을 중재할지 어떤 방식으로 할지 또, 제3국은 어떻게 선택할지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며 "과정만으로 1년 이상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일 정부의 타협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 정부가 한일 기업의 공동모금에 대해 제안했는데,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고안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이 동의 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방안으로 현재 교착 상태인 현안을 풀어갈 수 있는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 자리가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자 관련자들이 토론 중간 중간 끼어드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논문 말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 달라", "우리도 토론할 수 있게 해 달라" 등의 불만이었다. 한 패널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피해자 유족들이 참석하는 행사들은 늘 이렇다"며 "이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빨리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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