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中 시진핑 방북은 비핵화 촉진? 걸림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소식에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왼쪽)가 지난 1월 방중 당시 중국 베이징반점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및 펑리위안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20일 시진핑 방북·트럼프 이달 말 방한 놓고 엇갈리는 분석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일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를 두고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재가동'일지, 중국의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의 '압박카드'인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청와대는 17일 "정부는 지난주부터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 추진 동향을 파악하고 예의주시해 왔다"며 "이번 방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다시 '모멘텀'을 갖게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큰 결정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소식을 긍정적인 해석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신화·뉴시스

또한 최근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을 맞이해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트럼프 대통령이 '놀라운 일이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만큼 긍정적인 시그널로 읽힐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주변국으로서 지역의 상황을 악화시키기는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중국에게도 북한의 '핵 보유'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은 2016년부터 시작된 UN 대북제재에서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는 이날 보도를 통해 전문가들이 시진핑 주석이 결렬된 북미회담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주고자 방북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청샤오허 런민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시 주석이 오사카 G20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대북 대화안'을 전달할 수도 있다고 전달했다.

아울러 반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북 측에 분명 대가를 요구했을 것"이라며 "미사일 실험과 같은 도발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미중무역협상을 앞두고 기싸움을 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서 참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습. /베이징=AP·뉴시스

하지만 미중무역협상의 잠정 타결 기한인 G20 오사카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이 미국에 대해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미국은 화웨이 제재문제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고,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면서 '하나의 중국'(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라는 것) 원칙을 깨뜨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달 말 방한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기 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전문가인 김진호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비핵화와는 관련 없는 것으로 본다"며 "시 주석의 방북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먼저 최근 화웨이 제재로 일컫는 경제 문제에서 미중무역협상에서 협상할 공간을 찾는 것"이라며 "또 홍콩 시위 문제에 쏠린 대중의 시선을 돌리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이유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민감한 대만 문제를 건드렸다"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민감한 북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시 주석의 방북 소식에 "미국은 중국을 비롯한 다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함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유된 목표 달성에 전념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FFVD가 무엇을 수반하는지, 그 목표를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 어떤 것인지 공유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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