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장 추모식 엄수… 정계 인사들 "이제 저희가 이어가겠다"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이희호 여사의 사회장 추모식이 14일 엄수됐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 묘역에 안장되며 10년 먼저 떠나보냈던 '영원한 동지' 곁에 잠들었다.
추모식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렸다.
김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 전 의원, 3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 유족과 함께 공동 장례위원장인 이낙연 국무총리, 장상 전 국무총리서리, 민주평화당 권노갑 고문과 장례위 상임고문을 맡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장례위 부위원장인 평화당 박지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의원들, 한명숙 전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강기석 청와대 정무수석 등 각계 인사들과 시민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조사를 통해 "여사님은 유언에서도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 평화통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우리는 여사님께서 꿈꾸셨던 국민의 행복과 평화통일을 위해 쉬지 않고 전진하고, 영호남 상생을 포함한 국민 통합을 위해 꾸준히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여사님, 지금 가시는 그 곳에는 고문도 연금도 투옥도, 망명도 없을 것입니다. 납치도 사형선고도 없을 것입니다. 그곳에서 대통령님과 함께 평안 누리시길 기원합니다"라며 "우리 곁에 계셔 주셔서 감사했다. 여사님이 계셨던 것은 축복이었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추도사에서 "김 전 대통령님과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와 정의,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생을 바쳐 온 힘을 다해 노력하셨다"며 "고인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남아있는 우리들의 몫이 이제 시작됐다고 생각했다. 뼈를 깎는 각오로 그 꿈을 완성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 대표들도 추도사를 낭독하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이해찬 대표는 "제가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김 전 대통령이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불굴의 의지로 그 위기를 헤쳐 나가는 여사님의 모습을 보고 깊이 감동했다"며 "이제 영원한 동지였던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황교안 대표는 "일평생 오롯이 민주주의와 인권수호의 길을 걸으셨던 이 여사님의 영전에 깊이 머리 숙여 애도의 말씀을 올린다"며 "마지막으로 남기신 여사님의 말씀이 국민 모두의 마음에 큰 울림이 되고 있다. 여사님의 뜻을 새겨 국민 행복과 나라의 평화를 위해 마음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동반자를 넘어 선각자였던 여사님이 쓰신 역사는 영원히 빛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줄 것"이라며 "이제 하나님과 사랑하는 동반자 곁에서 영면하기를 기원한다. 새로운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는 저희가 쓰겠다"고 했다.
정동영 대표는 "이 여사님을 여사님이라 부르지 않고 선생님이라고 부르겠다"며 "선생님께서 우리 국민에게 두루 씨앗을 남겨주셨다. 저도 작은 씨앗 하나 가슴에 품고 키워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싶다. 김 대통령님 만나서 평안히 지내시라"고 했다.
이정미 대표는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하늘에서 기도하겠다는 여사님의 유언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당신이 일생에 걸쳐 헌신한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 길을 굳건히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김덕룡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전을 대독했다. 김 위원장은 "리희호 려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온갖 고난과 풍파를 겪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 통일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평화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남북 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추모식이 끝나고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안장식이 진행됐다. 안장예배가 있은 뒤 이 여사는 먼저 떠나보냈던 김 전 대통령 곁에 안장됐다.
앞서 이날 오전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있었고, 이 여사가 장로를 지냈던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예배가 열렸다. 이후 운구 행렬은 이 여사가 별세하기까지 50년 넘게 살았던 동교동 사저로 이동해 노제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