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美·中 무역전쟁 악화… 北-美 비핵화협상은?

미중 무역갈등이 북미 비핵화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천안문 사태 30주년 美입장으로 미중관계 전망 밝지 않아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날로 악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지속이 북미협상을 어렵게 만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핵협상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줄어들고, 중국이 자체적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를 시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논의를 해 왔던 만큼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또한, 중국은 북한의 대외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지배적인 무역파트너이기도 하다.

앞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도 지난 3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은 올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문제에서 열쇠"라고 언급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하노이(베트남)=AP.뉴시스

중국 전문가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정치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장기화되면 사실상 북핵문제도 어렵게 된다"며 "미국과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 밀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에겐 이란 문제도 떠올랐다"며 "중국은 미국과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절대 먼저 북한문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부원장도 통화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안보갈등으로 확산이 되는 경우에는 북핵문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또, 무역경쟁이 격화 돼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 제재 물품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그럴 가능성이 적다"며 "대북제재에 대해 중국이 잘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북한의 대중무역적자가 유엔 안보리 제재의 유예기간이 대부분 2017년 종료됨에 따라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AP통신 사진기자 제프 와이드너가 찍은 사진으로, 지난 1989년 천안문 사태 당시 중국 베이징(北京) 중심가 창안제(長安街)에서 한 남성이 맨몸으로 중국군 탱크들을 막아섰던 모습. /AP.뉴시스

전문가들이 향후 무역전쟁 지속이 북핵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4일 중국 천안문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맞아 미국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미중관계는 더욱 싸늘해질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1989년 6월 4일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톈안먼 광장으로 탱크를 보내 부패 종식과 인권,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평화적인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다"며 "수십만 명의 시위자들은 지독한 고통을 받았고 사망자 수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맞아 연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 내용은 중국 지도부에 대한 비판으로 인권, 종교의 자유 등을 다룬다.

이들의 비판은 단순 인권의 문제가 아니라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 압박을 가하는 제스쳐로 읽힌다. 최근 미국은 중국기업 '화웨이'를 둘러싸고 중국과 기술 전쟁을 벌이고 있고, 미국 대통령, 부통령, 국무부장관까지 나서 화웨이 배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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