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국회 정상화' 운명의 한 주…"계속 이 상태는 안 돼"

선거·사법제도 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계기로 파행 운영 중인 국회가 국회법이 규정한 6월 임시국회 개회 날에도 문을 열지 않고 정쟁을 이어갔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주 내에는 어떤 식으로든 국회가 문을 열 전망이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여야 5당 합의→한국당 제외→한국당·바른미래당 제외 소집' 이번 주 내 결정될 듯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선거·사법제도 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계기로 파행 운영 중인 국회가 국회법이 규정한 6월 임시국회 개회 날에도 문을 열지 않고 정쟁을 이어갔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보 없는 힘겨루기에 민생을 위한 일하는 국회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어떤 식으로든 이번 주 내에는 국회를 가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2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이 끝내 타결되지 못했다"며 "한국당은 아전인수 하지 말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국회 복귀와 추경 처리는 더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통 크게 돌아오실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회의에선 국회법을 위반한 국회 파행의 원인이 한국당에 있다고 주장하는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이들은 "국민이 준 명분인 추경과 민생입법 처리를 위해 한국당이 조건 없이 등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 이후에 여당의 입장과 태도는 사실상 아무런 진전이 없다"며 "우리 당은 그 누구보다도 국회를 열고 싶고, 정국의 키는 여당이 쥐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여당은 말로는 함께 국회를 열자고 하면서 정작 문을 걸어 잠그고서는 무조건 항복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패스트트랙 폭거를 이대로 덮고 넘어갈 수가 없다. 패스트트랙 철회 만이 민생국회를 다시 여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일까지만 해도 민주당과 한국당은 국회 정상화 합의문에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합의 처리하느냐', '합의를 위해 노력하느냐'는 문구 조정을 놓고 줄다리기한 끝에 합의가 결렬됐다. 하지만 하루 만에 나 원내대표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패스트트랙 철회'로 입장을 선회했고, 민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양 측 입장이 너무 달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언제 이뤄질지도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은 최대한 제1야당과 대화를 이어가 합의에 의한 국회 개회를 시도한 후 안 되면 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소집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바른미래당도 한국당이 동의하지 않는 국회 소집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최후의 수단으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제외한 범여권 3당(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국회를 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가 처음부터 우리가 어렵다고 한 '패스트트랙 철회' 얘기를 다시 해 당황스럽다"며 "협상이라고 하는 것은 양 쪽이 조금씩 양보해야 하는데, 양 측 지도부가 접점을 찾아가던 상황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발언을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이어 "법에 규정된 6월 국회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며 "한국당이 안 들어온다고 못 여는 것은 아니다. 어떤 모양새로 여는지, 어떤 성과를 내는지가 중요한데, 이르면 내일(4일),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정리가 될 것이다. 계속 이 상태(국회 파행)를 가져갈 수는 없다"고 한국당과의 합의 실패 시 이번 주 내 한국당 패싱 국회 개회를 예고했다.

다만 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가 소집될 경우 가장 시급한 현안인 국민안전·경제활성화 추경안은 6월 내 처리가 어렵다. 추경안을 다루는 상임위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한국당 몫이어서 한국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추경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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