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내홍 수습 여부에 거취 결정…한국당서도 '주목'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의 행보가 차기 총선 정계개편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바른미래당 내홍이 정리되지 않고 있어 자유한국당을 가까이 두고 있는 정 의원이 들어가서 호남 외연 확장 역할을 할 수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의원은 대표적인 바른정당계 인사로 전북 전주시을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당적으로 당선된 정 의원은 최근 "바른미래당의내홍 추이에 따라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 의원 같은 경우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평소 왕래를 자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당 입당)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바른미래당에 당적을 두고 있지만 사실상 민주평화당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주현 비례대표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정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 의원과 박 의원은 다른 당이나 마찬가지지만 같은 당적을 가지고 있다면 당내 경선 등을 거쳐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박 의원은 "단 한번도 내가 바른미래당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며 논의의 여지를 두지 않았다.
박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 의원님은 자유한국당으로 가신다고 들었다. 다른 당인데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면서 정 의원의 한국당행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선거제 개혁을 하느라고 조용히 있었던 거지, 우리 비례의원들은 바른미래당과 엄청나게 싸우고 있던 중이었다. 앞으로도 더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당적에 묶여 있어서 지역위원장도 하지 못했다. 의정활동에 많은 제한이 있는 편"이라며 "호남은 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의 1대 1 구도가 확실해졌다고 본다. 그 차원에서 누가 더 개혁적인가, 누가 더 지역발전을 가능하게하느냐가 가늠추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통합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8일 황 대표는 정미경 최고위원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바른미래당과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이뤄가려고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극우 행보로 일관하던 한국당의 총선 대비 외연 확장을 위해선 호남계의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정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황 대표의 이같은 말에 "거론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바른미래당의 노선이나 방향성에 대해 언급하지 말아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바 있다.
만약 정 의원의 개별 탈당이 이뤄진다면 바른미래당은 더욱 혼란에 빠질 모양새다. 바른미래당이 지난 의총에서 결의한 '한국당 또는 민주평화당과 연대·통합은 없다'는 약속이 깨져 신뢰를 상실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바른정당계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제안을 손 대표가 '정치 공세'라고 규정한 뒤라 실제 이탈이 일어나면 당권파의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운천 의원의 거취를 향한 정치권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바른미래당을 둘러싼 한국당과 민주평화당의 '흔들기'도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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