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엇갈린 트럼프-볼턴의 대북관…굿캅, 배드캅 역할분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국가안보 보좌관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불협화음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 뒤에 볼턴 보좌관이 서 있는 모습. /AP.뉴시스

전문가들 트럼프-볼턴 "정교한 분업아냐, 불협화음"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최근 두 차례의 북한 발사체에 대한 '강경 발언'을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화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불협화음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일정을 수행하고 있는 볼턴 보좌관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유엔 결의안은 북한에 대해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며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루 뒤인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작은 무기들을 발사했다. 나의 사람들 일부와 다른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며 "나는 김 위원장이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해 볼턴 보좌관의 발언을 무마시켰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있어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사례를 들어 역할 분담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이 북한을 다루기 위해 굿캅, 배드캅으로 역할분담을 하는 일종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하노이 회담에서 코언 청문회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정치에서 수세에 쏠리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볼턴 보좌관을 등장시켜 협상을 결렬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당시 볼턴 보좌관이 들고나온 노란 봉투가 화제가 됐는데 이 안에는 핵·미사일·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폐기안이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보좌관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신조 아베 일본 총리가 회담을 갖고 있다. /AP.뉴시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사이에 불협화음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볼턴은 보수가 주류인 미국 의회 쪽에 줄을 서서 트럼프의 북핵 협상을 사사건건 감시감독을 하려고 그러는 법안을 지금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역할분담론에 대해서는 "하노이까지는 그렇게 써먹은 줄 알았다"면서도 "잠잠하던 볼턴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으로 봐 이번에 일본에서 아베를 잘 부추겨서 트럼프의 발목을 잡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부인했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입장을 분업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에게 배드캅 역할을 맡기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임명할 때는 그런 의미도 있었겠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는 강경파가 미국 내에서 득세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너무 나갔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계를 그어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턴 보좌관은 자기주장을 펼치는 것 같다"며 "협상이 어긋나면 곤란하니 트럼프가 볼턴 보좌관에게 훈수를 두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일본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중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정돼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다시 작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ewoopark@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