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마실 땐가?' 장제원 "뭐 하고 있는 건지 의아해"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여전히 장외 투쟁 중인 자유한국당 내 엇박자가 감지돼 이목이 쏠린다. 내부에선 "뭐 하고 있는 건지 의아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약 3주가량 장외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당 지도부의 최근 행보는 다소 의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0일 민주당 이인영·바른미래당 오신환 등 여야 원내대표와 호프 회동을 가지며 멈춰선 국회를 재가동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밖으로 나가 투쟁 중이던 나 원내대표가 시선을 원내로 돌려 다른 원내대표들과 만난 것은 장외 투쟁에서 돌아올 신호가 담겨 있다고 풀이됐다.
아울러 나 원내대표가 복귀 명분을 찾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장외 투쟁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민생, 현안 문제에 대한 책임이 고스란히 한국당에 돌아갈 가능성이 상당하다. 따라서 나 원내대표 입장에선 원내대표들과의 대화를 통해 장외 투쟁을 끝내고 국회로 돌아올 명분을 찾으려 한다는 시각이다.
이 와중에 황교안 대표는 장외에서 여권을 향해 그 어느 때보다도 강경한 태도로 공세를 벌이고 있다. 출구를 찾으려는 나 원내대표 장내 협상과 엇박자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21일 황 대표는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지금 이 정부가 저희들을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고 있다. 진짜 독재자 후예는 김정은 아니냐"며 "문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김정은에게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해달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기념사에서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가 없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가 없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이어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을 정면 겨냥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지금 대변인 짓 하고 있지 않나"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는 약간의 불쾌함을 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정례 브리핑에서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고 한다"며 황 대표 발언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 가운데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이날(21일) 3당 원내대표의 '호프 회동'과 관련해 "일하러 가는데 분위기까지 조성할 필요는 없다"며 나 원내대표를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패스트트랙 반대) 과정에서 50명 이상의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집단고발을 당했고, 일부 의원들은 갈비뼈에 금이가는 등 부상도 속출했다. 이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대규모 장외 투쟁까지 하고 있다"며 "행동지침을 받아, 며칠 밤을 땅바닥에서 자고, 물리적 충돌까지 연출하며 '동물'이 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극한 상황에서 맥주 들고 건배하는 모습을 본다. 국회에 돌아가기 위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면, 조건 없이 등원하는 것이 훨씬 더 '깔끔'하다"고 나 원내대표의 호프 회동을 지적했다.
장 의원은 "조건없이 등원해서 추경도 심의하고, 법안도 논의하면서 묵은 감정은 일하면서 풀어가는 것이 훨씬 '진지한 정치'"라며 "뭔가 끊고 맺고 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