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화답 여부가 관건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의 두 차례 미사일 발사에도 북일정상회담을 추진한다고 밝혀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이목이 쏠린다.
교도통신은 지난 12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직접 요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김 위원장과 직접 마주보며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처음 북한에 '러브콜'을 보낸 후 연속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국무부 '외교청서'에서는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력'이란 부분이 삭제됐다.
아베 총리가 적극적으로 북일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만큼 북한의 화답 여부가 북일정상회담 성사 여부의 관건이 됐다.
북한은 그동안 일본에게 거친 언사로 적대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북미협상이 교착상태인 만큼 북일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달 북러정상회담도 이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북일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높게 전망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일본이 납치문제와는 별개로 북일 정상 간 만남을 시도하겠다는 것은 상당한 결정"이라며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관계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북한으로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본다. 아마 여러 경로나 루트로 활발하게 물밑접촉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 교수는 '레이와 시대'(나루히토 일왕 체제에서의 연호)에 대한 기대여론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일본정부에서 변화에 대한 분위기를 띄워놨는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오랜 숙원인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으로서는 그동안 기대했던 러시아와 평화조약 체결이라는 현안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북일관계 개선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덕 국민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북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키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는 그동안 미온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변화를 보이고 있고, 실제로 북일정상회담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했다"며 "제가 알기로는 비선 라인도 가동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북미협상이 교착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돌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일본과의 납치문제에 있어 성실히 답변할 수 있는가가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은 외교일정이 5~6월 사이에서 활발한데, 그 중에 북한문제를 얹어가고 싶어한다"며 "한일관계의 어려움속에서 견제하려는 이유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일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아베 총리는 김 위원장이 만난 7번째 정상이된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응웬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차례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