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바른미래당, 내홍 격화…"지도부 사퇴, 안철수·유승민 등판" 촉구

바른미래당 전·현직 지역위원장과 정무직 당직자 등 바른정당계·안철수계의 지도부를 향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마이웨이' 손학규…호남계 vs 안철수·바른정당계 구도 되나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지도부는 총 사퇴하라! 손학규는 사퇴하라! 김관영은 사퇴하라! 안철수 유승민은 등판하라. 유승민·안철수는 등판하라!"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도부 총사퇴를 위한 전·현직위원장 및 정무당직자 결의대회'에선 바른미래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날 유의동 의원실을 통해 마련된 결의대회장엔 바른정당 출신과 국민의당 출신의 안철수계 전현직 위원장·정무직 당직자들이 함께 모여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바른미래당 의원 보좌진들도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신분을 밝히지 않고 피켓을 들거나 구호에 참여하는 등 간접적으로 의사를 표시했다.

다만 현직 의원들은 오지 않았다. 당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집안싸움으로 비칠 수 있고, 분란을 더 키울 수 있어 현역 의원들은 모시지 않기로 했다. 전현직 당협위원장들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거다"라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대신 보좌진을 통해 '가서 힘을 실어주라'는 의지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의대회 전면에 나선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 안창현 전 청주시서원구 지역위원장 등은 결의문을 통해 지도부 총 사퇴와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의 등판을 촉구했다. 결의문엔 전현직 위원장과 정무직 당직자 132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현 손학규 대표 체제가 '4무 지도부'라고 비판당할 만큼 무능하다"며 "손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강행은 당헌당규 위반은 물론 독단적 당 운영으로 불신과 반목의 악순환 고리를 심화시킨 대표적 사례다. 위선과 독재로 당의 분열과 해체에 앞장서고 있는 두 대표는 국민과 당원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규탄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대내표를 향한 당원들의 사퇴 요구가 심화되고 있다. 이들은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의 등판을 요구했다. /문혜현 기자

앞서 손학규 대표는 지난 1일 주승용 국회 부의장과 문병호 전 의원을 지명직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 세 분이 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게벌써 한 달이 다 돼 당무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었다"며 사퇴 요구에 정면으로 맞섰다.

이들은 손 대표의 결정에 반발하며 "당내 일각에서 민평당과의 통합을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는 불행한 사태까지 발생했다"며 "이는 우리 당의 한 축인 바른정당계에게 당을 떠나라고 등을 떠미는 격인데, 이는 주객이 전도된 상식 밖의 행태이자 당내 분열과 반목을 조장하는 후안무치한 해당행위임을 분명히 밝히고, 이 시각부터 당장 중단할 것을 엄중 경고한다"며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세력들을 꼬집었다.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원외지역위원장과 정무직 당직자들은 이 자리에서 ▲지도부 총사퇴 ▲한시적 비대위 체제 가동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 출범을 요구하며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제3지대 신당 창당을 모두 거부했다.

이렇듯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바른미래당 내홍은 호남계를 바탕으로 한 지도부와 국민의당 안철수계·바른정당계의 갈등 구도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사개특위에서 이뤄진 두 번의 사보임에 대한 당내 거부 반응이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삼화·김수민 의원은 당직을 내려놓기까지 했고, 이동섭·신용현 의원은 사보임 반대 의원총회 소집에 서명하며 지도부와 결을 달리했다. 2일 있었던 원내대책회의엔 김관영 원내대표와 최도자·채이배·임재훈 의원만이 자리를 지켰다.

임재훈 의원은 이 자리에서 법원에 지명직 최고위 임명에 대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하태경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손 대표가 당헌·당규를 위반했다'는 하 의원의 주장을 언급하며 "당헌·당규상 최고위원회의는 개의 정족수가 별도로 규정되지 않았다. 지명직 최고위는 협의사항이기에 의결 정족수와 무관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충분한 협의를 했다는 걸 말씀드린다"며 "이 점에 대해 모 최고위원이 오해를 바로잡아주시고 좀 더 공부를 열심히 해주면 감사하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하태경 최고위원은 남부지방법원에 '무효 확인 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며 최고위 지명에 적극 반발했다. 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과 함께 최고위 보이콧을 이어온 그는 "당헌 당규에 따른 '협의'와 '안건상정'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최고위원 지명은 공당에서 있을 수 없는 반민주적 폭거"라며 "법원이 조속히 심사에 착수해 잘못을 바로잡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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