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당장 오긴 힘들어"…"개별 입당 받긴 어려울 것"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이언주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서 자유한국당행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그는 직접 '오라고 하면 간다'고 밝혔지만, 한국당은 정계개편 상황을 관망하며 시기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3일 이언주 의원은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 처리가 지도부의 수적 횡포 속에 가결됐다.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역사적 죄악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패스트트랙 추인'과 '문재인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19일 '자유우파 필승 대전략'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정치 평론과 고성국씨가 '한국당 입당 시기'를 묻자 "한국당이 오라고 해야 가는 것"이라고 말해 직접 탈당과 입당을 암시했다. 이후 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이 의원은 한국당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분"이라며 "언제 꽃가마를 태워드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하지만 탈당 발표 후 이 의원은 한국당행 입장을 유보했다. 그는 기자회견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 전에 힘을 합해야 한다는 말이 개인 입당을 의미한 건 아니다. 입당이란 단어를 입에 올린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유한국당 '복당파' 이학재 의원은 이와 관련해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저는 (이언주 의원이) 보수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분이라서 보수가 다 하나로 통합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이 의원 개인은 시기나 방식에 있어서 어떻게 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입당 문제는) 당의 원내대표단이 공식 채널이 될 텐데 지금 선거법이나 (패스트트랙) 이런 문제들이 워낙 커서 이야기를 못하고 있다. 이게 잠잠해지면 곧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 의원이 내년 총선 전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면 연고가 있는 부산 중구영도구에 출마할 거라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곽규택 자유한국당 부산 중구영도구 당협위원장은 "이 의원이 보수 통합, 보수 재건의 명분을 키울 수 있으려면 지금 지역구로 있는 경기 광명에서 자유한국당 간판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게 현 정권 심판의 측면에서 맞다"고 보았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이 스스로 조국 민정수석이 출마하는 곳에서 대항마로 출마하겠다고 해서 (부산 출마)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중구영도구를 특정한 건 아니"라며 "보수 재건에 스스로를 희생하겠다고 하면 지역구 출마 말고도 한국당 내에서 전국 지원 유세도 가능할 수 있다"며 경계했다.

곽 위원장은 "이 의원의 입당에 반대하진 않는다"면서도 "지금 지역구 의원으로서 임기가 일년 정도 남았는데 지역구민들을 위해서 일을 많이 하는 것으로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부산으로) 온다고 하면 공정한 경선을 통해 지역민에게 마음을 살 수 있다"며 "현재 부산에서 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아주 높다. 여기서는 제가 나서서 민주당 후보 누구와 상대해도 자신 있을 것 같다"며 의지를 보였다.

한국당은 이 의원의 입당 시기를 놓고 한동안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언주 의원의 입당은 정계개편의 분위기가 있을 때 이뤄질 것"이라며 "개개인의 입당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수 통합'을 외치며 '광야에 선 한 마리 야수와 같은 심정'으로 나선 이 의원이 당장 자유한국당으로 간다면 그동안의 활동이 오로지 입당을 위한 행보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바른미래당에서도 유승민 전 대표가 나서는 등 상황이 벌어지면서 원심력이 작용해 탈당이 연이어 벌어질 수 있다"며 "문제는 지금 탈당하면 국고보조금을 못 받는다. 아직 탈당을 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 외연 확장 측면에서 이 의원의 입당 여부를 두고 "최근 황교안 대표 발언 수위로 볼 때 중도 확장보다는 기존의 전통 보수 지지층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것 같다. 대립의 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다만 "그게 이언주 의원의 입당과는 별개의 문제다. 시기적으로 여러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