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말 아꼈지만 더이상 손학규·김관영 당 끌고갈 자격 없어…퇴진 요구"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24일 "제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거짓말하는 사람"이라며 직접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도부가 여야 4당의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처리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을 오신환 의원을 사·보임(교체)하려는 것에 분노한 것이다.
그동안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거취에 말을 아껴왔던 유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오신환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의 사·보임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소식에 국회 의사과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 전 대표는 아직 신청서가 의사과에 제출되지 않음을 확인한 뒤 지상욱·이혜훈·하태경·유의동 의원 등과 함께 서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유 전 대표는 상당히 굳은 표정으로 "(전날 의원총회에서) 결과가 나오기 전에 표결 직전까지 어떤 이유로든 오 의원을 사·보임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말했고, 김 원내대표도 그렇게 안 한다고 여러번 약속했다"며 "근데 하루만에 말을 뒤집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거짓말하는 사람이다. 동료의원들을 거짓말로 속이고 있어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대한 사·보임계 제출을 몸으로 막을 것"이라며 "제출이 되더라도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이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이런 메시지도 문희상 의장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대표는 탈당 등 거취 문제에 대해선 "저희는 2016년 11월 새누리당을 탈당해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라며 "몇 차례 복당 사태가 있었고 아직 남은 8명이 있다. 저희는 3년째 밖에 나와서 이 고생을 같이 하고 있는 동지들이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8명은 같이 의논해서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지도부 사퇴 이후 계획에 대해선 "그건 지금은 백지상태"라며 "일단 퇴진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 하고, 그 후의 문제는 의원들과 상의하겠다"고 했다. '본인이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엔 "지금은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준비한 입장을 모두 밝힌 유 전 대표는 추가로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정말 말을 아껴왔다"며 "근데 어제 의원총회가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서 이제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더이상 당을 끌고갈 자격이 없다고 본다. 퇴진을 요구하며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대표의 입장 발표가 모두 끝난 직후 당사자인 오 의원도 "어제 분명히 김 원내대표가 사·보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불법적 만행을 저지르는 것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김 원내대표에게 즉각 사보임 시도에 대해서 잘못을 사죄하고 그런 만행 저지르지 말 것을 경고한다. 이모든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며 "당 꼴이 이게 뭐냐. 지도부라고 하는 사람들이 당을 이렇게 두동강 내고, 그것도 모자라서 국회법 절차를 무시하고 불법 행위 통해 마음대로 사·보임한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지도부를 겨냥했다.
한편 유 전 대표, 오 의원을 비롯한 패스트트랙 반대파 의원들은 이날 약 2시간가량 의사과에서 사·보임 신청서가 접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다렸다. 바른미래당 원내행정국이 대기를 요청해 의사과는 업무를 종료하지 않은채 기다렸으나 결국 신청서는 접수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