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이인영, 민주당 원대 경선 출마…"황교안 발언에 모욕감 느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에 모욕감을 느껴 출마를 결심했다며 한국당의 극우화를 저지하고, 차기 총선 승리로 촛불정신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국회=허주열 기자

"한국당 극우화 막고, 차기 총선 승리로 촛불정신 완성시킬 것"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구로갑·3선)이 21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대 국회 집권여당의 마지막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다음 달 8일 열리는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올해 들어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며, 국회가 사실상 식물국회로 전락한 상황에서 그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자유한국당의 극우화 경향에 맞서겠다고 예고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총선 승리의 야전사령관을 자임하기 위해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겠다"며 "차기 총선 승리로 촛불정신을 완성하고 더 큰 민생과 평화, 더 큰 대한민국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혁신으로 변화와 통합의 적임자 되겠다"

그는 "4·3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경고를 우리 스스로 혁신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저의 낡은 관념과 아집부터 불살라 버리겠다. 총선 승리를 위한 미드필더가 되어 중원으로 나가 경쟁하겠다. 저부터 변하고 혁신해 변화와 통합의 적임자를 자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날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한 변화와 통합과 함께 ▲민생경제 회복 ▲세대혁신 촉진을 통한 미래정당으로의 도약 ▲다양성·포용성·역동성에 기반한 강력한 여당 ▲당의 주도성을 높인 당·정·청 관계 구축 등을 약속했다.

그는 출마선언 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다른 후보(김태년·노웅래 의원)와 비교했을 때 본인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변화와 통합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더 많은 세력, 폭넓은 세력의 응원을 받고 있고, 그걸 통해 더 넓은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86 운동권 세대 대표 정치인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강한 이미지보다 합리적 성향을 가진 인사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당내 86 그룹, 더좋은미래(더미래) 등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올해 들어 여야가 강대강 대치로 국회가 사실상 파행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의 원내대표가 되면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예고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다음 달 8일 열리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허주열 기자

그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직접적 계기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당대표로 출마하면서 '무덤 속에 있어야할 386 운동권 세력이 돌아와 청와대를 장악하고, 좌파독재를 획책한다'는 식으로 얘기했을 때 개인적으로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한국당의 심장에 똬리를 틀기 시작한 극우정치에 맞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는 합리적 보수라 생각했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마저 극우정치를 선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원내대표가 돼서 한국당의 극우적 경향을 막아내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한국당에 더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이야기냐"는 취재진 질문에 "기본대로, 원칙대로 하겠다. 아직은 우리가 개혁을 밀고 갈 과제가 있고, 그것에 대해서 좀 더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며 "동시에 협상은 유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마선언에서도 이야기 했는데, 필요한 때에는 비쟁점 법안 전체를 일괄 타결하는 방안도 추진해 국민들이 20대 국회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도록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족보도 없는 한국당 극우화…위험한 선택"

이 의원은 한국당의 극우화 경향에 대해 '족보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극우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맞섰던 가짜 태극기 세력들의 정치적 포악성·폭력성에 근거해서 시작됐는데, 한국당 전당대회 과정에 극우정치가 공당의 심장에 똬리를 튼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한국당이 극우로 향할 게 아니라 합리적 보수로 나와야 한다. 지금 한국당의 극우정치는 족보도 없을 뿐 아니라 잘못하면 자신들을 한순간에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당·청 관계 변화도 예고했다. 이 의원은 "당의 주도성이 지금보다 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거가 임박했고, 국회의원들이 가진 현장의 체감도와 정책의 수용성, 그리고 현장에서의 통합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지금보다 당이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게 긍정적 가치가 있다. '정·청·당'이 아니라 '당·정·청'의 관계로 당의 역할을 좀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원은 차기 총선 전망에 대해선 '혁신'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제 아들이 '진보는 꼰대, 보수는 꼴통'이라 그랬다. 그래서 '꼴통보다 꼰대가 낫지 않냐' 했더니 '착각'이라고 그랬다"며 "이런 (정치의) 낡은 이미지에서 누가 먼저 혁신하느냐가 중요하다. 사람, 정책, 전술에서 신속히 혁신해 극우로 가는 보수와의 대결에서 이길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sense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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