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총선 240석 목표" 이해찬의 긍정의 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내년 총선 목표를 240석으로 하겠다고 공언했다. /남윤호 기자

'100년 집권론' 이어 '240석 당선' 포부 밝힌 이해찬… 현실은?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원외지역위원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 목표를 240석으로 하겠다"고 발언해 정치권에선 현실 인식에서 벗어난 '오만'이라는 지적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지역위원장 총회에서 "240석을 목표로 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표는 "125명이 다 내년 총선에 당선되면 우리 당이 240석이 되고 비례까지 합치면 260석쯤 된다"며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지역 기반이 굉장히 좋아져서 충분히 우리가 꿈꿔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개헌을 통해 국회 의석을 늘린 상황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면 300석 중 240석을 가져가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260석도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과반을 넘어 국회 의석의 대부분을 차지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힌 것이다.

이 대표가 이러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해찬 대표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던 지난 2월 "이 시대의 '천명(天命)'은 정권 재창출"이라며 "한국당 전당대회를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가 없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재집권함으로서 실제로 새로운 100년을 열어 나갈 기틀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100년 집권론'이란 호칭까지 생기며 화제가 됐다.

당의 리더로서 당 내부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커다란 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탐탁지 만은 않다. 특히 야당은 '오만하다'고 반발했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집권여당의 대표가 국정운영을 어떻게 잘할지에 대해 고민은 하지 않고 벌써부터 총선 몇석을 이야기하는 것이 웃긴다"며 "최악의 경제 상황을 두고도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게 참 뻔뻔하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해찬 대표의 발언에 야당은 오만하다고 반발했다. /남윤호 기자

또 다른 야권 관계자도 "표현하는 건 자유지만 오만하게 들린다"며 "청와대 인사, 경제, 남북관계 등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한 두가지가 아닌데 벌써부터 자신하는 모습에 있는 지지자들도 떠나가겠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240석 목표를 이야기하며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압승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가장 최근에 있던 4·3 재보궐 선거 민심은 오히려 민주당을 외면했단 분석도 많다. 통영·고성은 두 배가 넘는 표차로 패했고, 단일화로 정의당에 몰아준 창원·성산에선 단 504표, 0.54%로 이겼다. 정의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만큼 민주당 단일 후보였다면 더 큰 패배가 나올 수 있다고 추측이 가능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심을 어떻게 오독하면 당 대표가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황당무계 목표도 우습지만, 그렇게 되려면 제발 경제살릴 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민생 대책이 아니라 경제 폭망을 향해가는 더불어민주당의 현주소다. 국가보다 권력, 국민보다 당파라더니 무책임 정권과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라고 일갈했다.

또, 내부적으론 단합을 위한 발언일지라도 외부적으론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00년 집권론'과 같은 태도인데, 반감을 일으키기 충분한 발언이다. 누가 겸손하다고 보겠나. 밖에선 오만하게 보일 수 있다"며 "특히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함께 가는데 경제 상황과 남북관계가 중요한데,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역시 4·3 재보궐 선거 결과와 관련 "각 지역 투표율이 50%가 넘었던 재보궐 선거는 문재인 정권과 여당에 대한 일종의 '분노 투표' 성격이 강했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현장 발언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하에 우리 당의 원외지역위원장들이 모두 분발해 최대한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는 독려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민주당이 내년 총선의 목표를 특정 의석수로 설정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바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이 이를 마치 민주당이 특정 의석수를 목표로 설정했다는 방향으로 보도하는 것은 발언의 경위와 맥락, 현장 분위기를 고려치 않은 보도로서 허위 내용을 포함한 것에 다름아니며,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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