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한반도 비핵화' 걸린 한미회담…북미대화 불씨 지필까

12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양 정상이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 재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 /청와대 제공

한미 정상, 120분간 만나…이례적인 부부동반 정상회담도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한반도 비핵화가 걸린 한미 정상회담이 우리 시간으로 12일 새벽 1시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미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7번째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의 향배를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된다.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경색된 북미 간 대화의 불씨를 되살아날지 여부가 관심사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워싱턴DC에 있는 백악관에서 마주한다. 양국 정상은 약 2시간 정도 만난다. 우선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부부 동반으로 양국 정상 내외간 친교 회담을 갖는다.

양국 영부인이 동석하는 만큼 부드러운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심도 있는 논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평화당은 이날 논평에서 "부부동반 한미 정상회담의 형식이 우려스럽다"며 "두 정상이 함께하는 시간도 짧은 데다, 부부동반이라면 심도 있는 논의와 적실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부부동반 정상회담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측면에서 한미관계가 좋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차원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 정상 내외가 함께 있는 시간 자체가 전혀 무의미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일부 야당이 한미관계의 불화설을 제기하고 있어 이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을 청와대는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두 퍼스트레이디가 이석한 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약 2시간 동안 만난다. 이 시간에 비핵화 해법 등을 두고 머리를 맞댄다.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한미 정상. /청와대 제공

단독회담 뒤 곧바로 소규모 정상회담이 진행된다. 한국 측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가 참석한다. 미국 측에서는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폼페이오 국무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배석한다. 북미 대화 재개와 북한의 비핵화 해법 등 여러 외교 현안과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업무 오찬 및 핵심 참모가 배석하는 확대회담이 열린다.

미국은 핵시설은 물론 탄도미사일 등을 모두 포괄하는 '일괄타결식 빅딜'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북한은 단계적으로 제재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고집하는 가운데 이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문 대통령은 '단계적 대북 보상' 카드를 꺼내 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9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포괄적인 비핵화 합의에 기반한 단계적인 보상 아이디어를 그대로 유지하느냐'라는 질문에 "그런 요소들이 이번에 정상 간의 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버티기' 체제에 돌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을 향한 비난이나 대화 협상의 여지를 완전히 닫지 않았다.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한미회담 직전 비핵화의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는 것을 가정하면서 대북제재에 대해 야간의 여지를 두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한미회담에서 '단계적 보상'이 포함된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아울러 김 위원장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할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어 보인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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