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김수민·추혜선 의원 초청 국회 간담회서 진실 규명 촉구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이렇게 많은 취재진은 처음 봤습니다. 관심 가져주신 만큼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걸음을 여기 와주신 분들과 함께 걸어 나가겠습니다."
고 장자연 씨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10여 년 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장 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 씨가 8일 오전 국회를 찾았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초청으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안 의원은 윤 씨 초청 간담회 인사말에서 "진실을 향한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는 윤 씨를 국회의원들이 지키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취재·사진·카메라 기자 40여 명이 몰렸다.
이에 윤 씨는 "이렇게 많은 취재진은 처음 봤다"며 "사건사고가 많았는데 범죄의 크기를 무엇은 크고, 작다고 할 수 없겠지만, 처음으로 취재를 많이 하러 온 여러분들께 감사하다"고 그간 언론의 관심이 부족했던 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윤 씨는 뉴시스 기자의 참석 여부를 물은 뒤 이날 아침 보도된 뉴시스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윤 씨가 지목한 기사는 <[기자수첩] '증인' 윤지오와 장자연 사건>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사는 장자연·윤지오 씨의 매니지먼트를 한 권모 씨 등의 발언을 인용한 "지오는 옛날부터 유명해지고 싶어 한 친구다", "실제 지오는 자연이와 친하지 않았다", "(윤지오가) 관심받고 싶어서 저러나" 등의 발언 내용을 소개하며, "윤지오는 장자연 사건과 리스트의 유일한 목격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아침에 뉴시스 기사 봤는데, 정정보도 부탁드린다"며 "(정정보도가 안 되면)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있는 사실만 봐주고 기자로서 사명감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싫어하는 말 중에 '악법도 법이다'는 말이 있다"며 "여기 저를 위해 와준 분들이 법 위에 선 사람들에게서 저를 구원해 주셨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응원과 힘을 얻고 있다. 관심 가져준 만큼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걸음을 여기 와주신 분들과 함께 걸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수민 의원은 "어려운 걸음을 한 윤지오 씨에게 감사하다"며 "대한민국의 권력형 범죄의 뿌리를 뽑도록 국회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윤 씨와 참석 의원들의 모두 발언 후 비공개로 전환해 진행됐다. 윤 씨는 뉴시스 기자에 맺힌 게 많은 듯 비공개 간담회를 위해 기자들이 빠질 때도 "뉴시스 기자분~"을 외치기도 했다.
안 의원은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직후 백브리핑을 통해 "짧은 시간 윤 씨가 많은 이야기를 털어놨다"며 "기본적으로 이 사건은 성접대 사건이 아니라 성폭행 사건이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피해자 장자연이 적시된 사건은 안 된다는 의견도 모았다"며 "가해자가 적시된 김학의 성폭행 사건처럼 아직도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안 의원은 "이 사건은 지금도 여전히 언론 권력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며 "윤 씨의 진실을 향한 몸부림에 의원들이 앞으로 함께 동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추 의원은 "진실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는 것을 새삼 확인한 자리였다"며 "국민적 의혹이 집중된 시기에 검찰 조사단의 힘 있는 조사를 촉구한다. 검찰 조사단이 조금 더 진실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10여 명의 의원들(안민석·김수민·추혜선·이종걸·이학영·남인순·정춘숙·권미혁·최경환 의원 등)은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 모임'(가칭)을 결성하고, 내일부터 각자 상임위 활동을 등을 통해 윤 씨의 투쟁에 동참할 방침이다.
한편 오는 14일 오후 4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선 윤 씨의 저서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