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다운'방식 때문에 성공할 거라고 본다"
[더팩트ㅣ김대중도서관=박재우 기자]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대북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대화로)끌어낼 수는 있지만 (비핵화의)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 본부장은 4일 연세대학교 김대중 도서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세미나에서 오찬 연설자로 참석해 "북미대화가 재개돼 어떻게든 성과를 이루는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세미나에는 이 본부장 뿐 아니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한·미·중·일·러 전문가들, 국내 교수진, 언론인들도 패널로 참석했다.
이 본부장은 "비핵화 협상의 기본적인 해결책은 제재가 아니다"며 "제재와 함께 북미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핵화 뿐 아니라 평화체제 관계정상화, 신뢰구축 등 좀 더 넓은 대화에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비핵화 기반이 되고 더 나은 대응조치가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북핵협상과 지금 진행되고 있는 대북 협상이 다른 이유를 '탑 다운'(Top-down) 방식을 들며 평가했다. 이전, 6자 회담 당시 실무협상을 계속 진행했었지만, 지금과 같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수 있다는 합의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이 벌써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군사협정 이행을 통해 사실상의 불가침조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직면한 과제에 대해 말하면서 ▲국내외의 회의론적인 시각 ▲대화 없는 시간 지속 ▲상호 불신의 덫 ▲실무진 차원의 협상 결여 등 4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한 번에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라며 "하노이 회담에서 눈에 보이는 결실이 없다고 대화를 포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상과 대화없이 시간을 보낸다면 상호불신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비핵화에는 신뢰가 가정돼 있는데, 현재 북미 간엔 여러차례의 협상 결렬 경험 때문에 불신이 쌓여 대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무차원의 협상에 대해서는 "실무진 레벨에서 적절한 조율이 되지 않아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못해 의사를 좁힐 시간이 부족해 하노이 회담이 실패했다"면서도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남북미 3자회담에서 상호 이해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한 해는 정신없는 한 해였다"며 "국민들도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을 이해할 것.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더 강화시켜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