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FC "징계 정도에 따라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경기가 진행 중이던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선거 유세를 펼쳤다가 뭇매를 맞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자못 억울함을 호소해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교안 대표, 창원성산 강기윤 보궐선거 후보자를 비롯한 한국당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30분경 경남FC와 대구FC 경기가 열린 창원축구경기장 관중석에서 선거 유니폼을 입은 채 선거 유세를 벌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는 구장 내에서 정당명·후보명·기호·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착용하고 선거 유세를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창원경기장이 홈인 경남FC는 최대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무관중 홈 경기, 제3지역 홈경기,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등의 징계에 처할 위기를 맞았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당은 '경남FC 축구장 인사 관련 입장문'을 내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당은 황 대표와 강 후보를 비롯한 수행원 수 명이 티켓 5매를 구입해 입장했고, 사전에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후보자가 선거 유니폼을 입고 입장해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받고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후 현장에서 경남 FC 진행요원으로부터 선거 유니폼을 탈의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바로 벗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 지침에 선거운동을 금지한다는 규정이 있는지를 몰랐던 것은 후보 측의 불찰"이라면서도 "한국당은 경남 FC 측의 지적 이후 바로 시정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남FC 측의 설명은 또 달랐다. 경남FC는 이번 일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통해 입장권 검표 과정에서 정당명, 기호명, 후보자명이 표기된 상의는 입장불가로 공지를 했으나 일부 유세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가면서 상의를 벗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구단 측에 따르면 유세원과 경호원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고, 한국당 관계자들이 '그런 규정이 어딨냐',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네'라고 따지기도 했다. 경남FC는 "지난해 도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시․도민구단 최초로 리그 준우승 성적으로 AFC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하며 도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경남FC가 이번 사태로 인해 불명예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사과를 받아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만일 구단이 징계를 받게 된다면, 연맹 규정을 위반한 강 후보 측에서는 경남 도민과 경남FC 팬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징계 정도에 따라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당은 선관위와도 명확하게 소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에 대해 경남 선관위 측은 언론에 '문서가 아닌 전화 통화로 문의가 이뤄져 오해가 발생했고, 경기장 내 유세라는 명확한 내용의 질의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한국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과 경남도당은 이날(1일) 유감을 표하며 "경남FC에 불이익이 없길 희망한다"고 또 한 번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한국당은 기자들에게 당시 경기 티켓과 경남FC의 요청 후 황 대표와 강 후보가 선거 유니폼을 벗은 사진을 담은 '경남FC 입장 관련 참고자료'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당 주장과는 다소 설명이 다른 경남FC 측 입장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